[여행]/[국내]

[하동] 河東 어딜 가든... 대하소설이 펼쳐진다

뚝섬 2016. 7. 5. 06:38

김동리 '역마'의 배경 화개장터, 박경리 '토지'의 최참판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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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首都' 꿈꾸는 하동에 500만명 발길

큰 화재 났던 화개장터 새단장, 지난 5월엔 박경리문학관 문열어
한옥문화관 등 인프라 구축도

 

지난 24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맑은 초여름 햇살로 가득했다. 삼삼오오 어울린 관광객들은 물건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
느릅나무, 산수유, 오미자, 구기자, 죽순나물, 도라지, 고사리, 곤드레, 가시오가피…." 점포에 진열된 농산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는 사람도 있었다. 전통 한옥구조의 기와장옥과 옛 정취가 풍기는 초가장옥 여기저기에서 "없는 게 없네!"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상인들은 화답하듯 "오이소, 사이소~"를 외쳤다.

장터 입구엔 이곳이 김동리 선생의 소설 '역마(
驛馬)'의 배경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정민(61)씨는 "내게 감동을 안겼던 소설의 배경이 됐던 화개장터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오이소, 사이소~” 섬진강변 화개장터 - 주말마다 관광객 수만명이 찾는 하동의 명소 화개장터의 전경. 이곳은 소설가 김동리가 지은 ‘역마(驛馬)’의 배경이기도 하다. 섬진강변의 작은 고장이었던 하동은 대하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는 등 문학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지역 발전 동력으로 삼고 있다.

 

경남 하동은 토지(박경리), 지리산(이병주), 역마(김동리), 칼의 노래(김훈·이상 소설), 섬진강에서(고은·시) 등 많은 문학작품의 배경이 됐던 곳이다. 이병주, 정호승, 정공채 등 유명 문학가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동은 2009 '문학 수도(首都) 하동'이라는 상표 등록을 하는 등 문학을 테마로 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학작품과 관련된 장소들을 새롭게 단장하거나 문학 관련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화개장터는 2014 11월 발생한 화재로 잿더미가 됐다가 1·2차에 걸친 복원·정비 공사를 거쳐 지난 4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화개장터 관광안내소 관계자는 "지난 23~24일엔 주말 전국 각지에서 5만여명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화개장터 맞은 편에는 '옥화(
玉花) 주막'도 생겼다. 소설 역마엔 '옥화네 주막은 술맛이 유달리 좋고 값이 싸고 안주인-즉 옥화-의 인심이 후하다 하여 화개장터에서는 가장 이름이 들난 주막이었다'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거기서 이름을 딴 것이다. 옥화 주막 앞은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으로 붐볐다. 주막 안에는 소설 속 인물들처럼 막걸리를 맛보는 이들도 있었다. 하동군 관계자는 "소설 역마를 연극으로 제작해 지난해 11월 초연했고, 올해도 무대에 올렸다"면서 "소설 역마를 또 다른 형태의 '문학 소프트웨어'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댁.

 

지난 5월에는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됐던 하동 악양면 평사리에 박경리 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작가가 쓰던 재봉틀, 육필원고, 안경 등 유품 40여점과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 여러 출판사가 발행한 '토지' 전질 등이 전시되어 있다.

박경리 선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문학관 바로 옆엔 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참판 댁이 있다. 하동군은 그 인근 지역에 98억원(국비 50%· 도비 15%·군비 35%)을 들여 2018 6월 말까지 숙박시설을 갖춘 제2 최참판댁을 만들 예정이다. 여기엔 20여개의 호텔급 객실을 갖춘 한옥문화관과 전통 마당놀이 공연장, 문인들을 위한 창작 세미나실 등이 들어선다. 하동군은 세계적인 문인을 초청해 작품 활동을 할 장소를 제공하고, 세미나 등 문학 행사도 주최할 계획이다.


 

최참판 댁 주변 평사리 민속마을은 20여 채의 초가와 물레방아, 읍내장터 등으로 소설 토지의 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드라마로 제작된 토지의 촬영지이기도 했다. 매년 40~50만명이 소설과 드라마의 현장을 찾고 있다.

 

하동에는 문학 행사도 다양하다. 토지 문학제는 2001년 시작돼 올해로 16회째를 맞는다. 200 2년부터 매년 가을이면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가 열린다. 문학캠프, 문예대학, 북 콘서트 등도 많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정호승 시인의 거리를 만들고 생가를 복원하는 등 폭넓은 문학 인프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524만명이 찾은 하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학 수도가 될 수 있도록 '유네스코 문학창의 도시' 가입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동=권경훈 기자, 조선일보(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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