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괴산] 각연사(覺淵寺)

뚝섬 2016. 7. 8. 07:20

 

                                 

 

 

오디 철이 좀 지났나. 뽕나무에 까맣게 익던 오디는 어린 시절 최고의 간식. 하굣길에 동네 오빠가 따준 오디는 더없는 맛이었다손이며 혀까지 까맣게 물들이던 뒤끝은 늘 곤혹스러웠지만 말이다. '뽕나무' 열매라 묘한 느낌도 주던 그 오디가 절 마당에 있으면 '열반'에도 드나 보다.

'
주지 스님' '보살'의 대화가 오디처럼 농익은 날. 해학과 선문답을 오가는 듯싶은 말의 여운이 그윽하니 향기롭게 번진다'바람에 흔들리거나 사람에 흔들리거나' 그것은 어쩌면 다 무심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자연의 일. 그 사이에서 뽕나무는 뽕나무대로 한참 더 '흔들리거나' 웃거나 했을까.

오디는 술이며 효소 등 '열반'도 점점 다양해진다. 하긴 상위 포식자인 사람의 열반이 힘들지 먹힌 것들은 '열반'으로 제 삶을 거두는 셈이 아닌가. 새삼 모아지는 먹이들 앞의 두 손….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1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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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연사(覺淵寺):

 

충청북도 괴산군 칠성면에 있는 고려시대의 절. 통일대사 탑비(通一大師塔碑)의 비문으로 보아 통일대사가 창건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건물은 몇 차례 중수(重修)한 것이며, 탑비 외에 보물 제433호인 석조비로자나불좌상(石造毘盧遮那佛坐像)이 있다.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 2년(515)에 유일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처음에는 각연사 앞산인 칠보산 너머 칠성면 쌍곡리 사동(절골) 근처에 절을 지으려고 공사를 시작했는데 자고 일어나보면 목재 다듬을 때 나온 대패밥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유일 스님이 밤잠을 안 자고 지켜보니 까치(또는 까마귀)들이 몰려와 대패밥을 하나씩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이었다. 스님이 따라가보니 까치들은 산 너머 못에 대패밥을 떨어뜨려 못을 메우고 있었다. 그 못에서 이상한 광채가 솟아나 들여다보니 석불이 한 기 들어 있었다. 유일 스님은 쌍곡에 짓던 절을 못 있는 데로 옮겨 짓고 못에서 나온 석불을 모신 후 ‘깨달음이 연못 속의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覺有佛於淵)라는 뜻에서 절 이름을 각연사(覺淵寺)로 지었으며, 지금 비로전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못에 있던 그 석불이라고 한다.

그후 고려 초기 통일대사가 중창하여 대찰이 되었고 고려 혜종 때 불전들을 중수했으며 조선시대에도 1648년과 1655년의 중수를 거쳐 1899년 비로자나불 개금 불사를 했다고 한다. 근래에 들어서도 여러 차례 중수를 했다. 그러나 절의 내력을 상세히 전해줄 기록자료는 매우 빈약하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절이지만 지금 각연사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불전으로 대웅전과 비로전이 있고 요사채 두 동과 삼성각, 산신각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대웅전 앞 층계를 오르노라면 옛 건물의 기단 등으로 쓰였을 길다란 석재들이 계단돌로 끼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절에서 이런저런 공사를 하는 중에 발견된 맷돌이나 기름틀, 석등 또는 부도의 지붕돌 등도 입구의 새로 쌓은 축대 가에 쌓여 있고, 주춧돌 같은 것은 이곳저곳에서 무수히 나온다고 한다.

각연사 대웅전은 조선시대 후기의 건축이며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다포집이다. 다듬지 않은 덤벙초석을 놓고 가볍게 배흘림된 기둥을 썼다. 네 귀퉁이의 평방머리 위에 자못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인 용머리들을 올려놓은 것과 기둥 사이 평방과 창방, 문틀 등에 꽃판을 하나씩 달아 장식한 점이 재미있다. 건물 안쪽에도 곳곳에 코끼리나 용의 얼굴, 꽃판 등이 끼어 있고 쇠서 끝에는 층층이 봉황이나 물고기, 연꽃 봉오리, 연잎 모양 등이 조각되어 매우 화사하다. 불단에는 석가여래좌상과 아미타여래좌상, 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고 법당 안 동쪽에는 높이 1.3m의 흙으로 빚은 승려상이 한 분 있다. 무릎 위에 지팡이를 올려놓고 앉은 이 승려상은 이 절을 창건한 유일 스님이라고도 하고 중국의 달마상이라고도 한다. 각연사 대웅전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26호이다.

 

답사여행의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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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연사(칠보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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