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56개국 나홀로 세계일주] 김현주 교수의 여행 비법

뚝섬 2017. 6. 26. 06:32

‘세계일주’. 누구나 한 번쯤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는 것이 지극히 어려운 것. 그래서 세계일주는 우리 대부분에게 마음속으로만 그리는 로망이자 꿈으로 남아 있다.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 꿈을 실행에 옮긴 주인공이다. 해마다 여름과 겨울이면 어딘가로 떠나기를 4년 반. 한번 떠나면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한 달 넘게 세계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이렇게 그는 총 11번의 여행을 통해 56개 나라와 수백개의 도시를 직접 밟았다. 거리로 환산하면 총 32만 킬로미터로 지구를 8번 돈 셈이다.



김 교수는 지난 3월 초 자신의 소중한 여행경험을 엮어 <반도를 떠나 대륙을 품다>(나남)라는 책으로 펴냈다. 김 교수가 이 책에 소개한 곳은 지리적으로 멀거나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낯선 지역이다.

김 교수는 “여행을 하는 동안 기록한 방대한 분량의 원고를 줄이고 줄여 책 한권에 녹여 냈다”며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이야기들을 잘라내는 것은 마치 추억의 한 토막을 도려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줄이다 보니 우리가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럽이나 동남아, 북미 등을 제외한 남아메리카, 중국내륙, 동아프리카, 시베리아 등 4곳의 여행기만 책에 싣게 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MBC 옴부즈맨 프로그램 ‘TV속의 TV’를 19952000년까지 진행했고 KBS 뉴스 옴부즈맨 위원, 한국방송학회 회장, 한국스피치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MBC 시청자 위원, 광운대 입학홍보처장, 사회과학대학장 등을 지냈다.

솔로 여행의 원칙

김현주 교수의 여행 제1원칙은 실용성과 경제성이다. 교수라는 직업 특성상 여행은 방학 기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기간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나라를 둘러볼 수 있게 여행 계획을 잡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여행 동선(
動線)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수”라며 “주로 ‘위키트래블(www.wikitravel.org)’이나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로운리플래닛(www.lonelyplanet.com)’이라는 글로벌 여행정보 사이트를 이용해서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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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사이트에는 전 세계 여행객들이 올린 최신 여행 정보가 모두 올라와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잘 활용하면 아무리 낯선 도시의 교통이나 숙박 정보라도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저는 국내 여행 책자나 여행 카페는 별로 참고하지 않는데, 저한테 막상 필요한 현지 교통정보나 숙박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의 또 하나 여행원칙은 홀로(솔로) 여행과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 김 교수는 미국을 가족과 함께 렌터카로 여행한 것 외에는 대부분 혼자 다녔다고 한다.


 
“친구와 같이 움직이다 보면 서로 짐이 될 때가 있어서 여행의 자유와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가 없습니다. 패키지여행은 편하기는 하지만, 현지인과 거의 접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여행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인 의식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부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혼자 여행을 하면 현지인과 섞일 수가 있고, 낯선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취향대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타고 싶은 것을 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어울리고 싶은 사람과 어울리니까 여행의 깊이와 밀도, 만족감이 한층 높아집니다. 홀로 여행은 준비시점부터 사람을 능동적으로 만듭니다.



수하물은 10kg 이내로

김 교수가 세계여행을 꿈꾼 것은 30년 전 미국 유학을 위해 김포 공항을 이륙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탄 노스웨스트(Northwest, 훗날 델타에 합병되었음) 항공기는 김포공항을 이륙한 후 인천 앞바다에서 크게 한 바퀴 돌며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속도를 붙이더니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참 작은 나라에 28년 동안 갇혀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김 교수는 드넓은 세계를 품고 싶은 꿈을 그친 적이 없지만,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막상 방학이 돌아오면 마감 날짜가 임박한 논문이 있거나 무언가 참석해야 할 회의가 있어서, 혹은 함께 갈 친구가 없어서 망설이고 미루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되어 있더군요. 이렇게 미루다가 영영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튼튼한 두 다리가 있고, 식지 않은 열정과 호기심이 있을 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바로 결행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렇게 50대 초반에 여행을 시작했는데, 장기간 동행할 동반자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솔로로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솔로 여행에 금방 익숙해지고, 그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해마다 여름과 겨울이면 어딘가를 떠나기를 4년 반 동안 해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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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를 정할 때와 동선을 잡을 때 본인만의 어떤 기준이 있습니까.

“먼저 자기가 가보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곳, 가야 할 곳이 무엇인지 조사합니다. 여행의 일정이나 현지의 사정상 가보고 싶어도 교통편 연결 여부나 입국 비자 조건, 정치적 상황 등으로 못 가는 곳이 있기 때문에 갈 수 있는 나라와 도시를 연결해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방문해야 할 도시의 좌표를 만든 후 교통수단과 숙박지를 조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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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꾸릴 때 조언이 있다면.

“짐은 극도로 간단하게 쌉니다. 8~10kg 미만으로 제한하는데, 기내 가방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현지의 저가(
低價) 항공을 많이 이용하는데 특히 유럽의 저가 항공사의 요금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운임이 쌉니다. 하지만, 이런 항공사일수록 수하물 운임은 비싼데,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크면 안 되니까 짐은 하나로 줄여야 합니다. 또한 짐을 부쳤을 경우 만약 짐이 늦게 오거나, 문제가 생긴다면 그 후 일정이 모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한번에 여러 도시를 경유하는 '일망타진 여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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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전에 숙박과 교통을 예약한다고 하지만, 현지에 가보면 상황이 다를 수도 있을 텐데요.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무리 오지라도 ‘위키트래블’ 같은 여행 사이트에 세계 배낭여행자들이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거의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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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 계획은 어떻게 잡습니까.

“일종의 일망타진 여행법을 씁니다. 무슨 말이냐면, 여행을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도착지와 출발지가 다르도록 동선을 정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구간 구간은 원웨이(one way) 티켓을 끊어 이동하는 것이죠. 그래야 거리와 시간의 손실을 줄이고 최대한 짧은 시간에 많은 도시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미(
南美) 같은 곳은 워낙 멀기 때문에 한번 가면 인근 국가들을 두루 들러서 오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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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남아메리카를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미국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남미는 지구 반대편이기 때문에 어디로 가든지 거리가 비슷합니다. 가는 방법도 무척 다양합니다. 그 가운데 요금 조건이 좋은 노선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서울에서 홍콩을 간 다음 거기에서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을 거쳐 브라질 상파울루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특히 남미처럼 한국에서 여러 번 가기 어려운 지역은 한 번에 일망타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바이나 이스탄불을 거쳐서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면 오가는 길에 그곳을 덤으로 들를 수도 있습니다.

김현주 교수는 남미 여행은 한 달 일정으로 다녀왔고, 경비는 약 700만원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남미의 경우 여행경비의 절반이 비행기 요금으로 지출되었다고 한다. 그는 “비행기 요금은 최대한 저렴한 것을 고른다 하더라도 정해진 요금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대신 호텔비와 음식값, 현지 교통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여행경비를 절약한다”고 말했다.

“숙소를 정할 때도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저는 ‘50유로 미만, 60달러 미만’ 이라는 원칙에 따라 숙소를 고릅니다. 간혹 야간 이동 수단을 이용해서 하룻밤 호텔비를 절약하기도 했습니다. 30일 여행의 경우 보통 호텔 등 숙소에서 25박 정도 하게 되는데 25*50유로 하면 숙박비가 나오고, 일비의 경우 식사비, 교통비, 입장료 등인데 이는 선진국의 경우 하루 8만원 정도 잡고, 후진국은 지역에 따라 6~7만원 혹은 5~6만원으로 계산하면 비교적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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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에 숙소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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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의 여행에서 든 경비는 모두 얼마인지요.

4300만원 정도 됩니다. 남미를 다녀온 어느 교수 부부는 보름 일정에 두 분이 3000만원 들었다고 하더군요. 이에 비하면 제가 얼마나 경제적으로 여행을 진행하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숙식비를 절약한다고 잠을 불편한 싸구려 숙박시설에서 잔다거나, 먹을 것을 안 먹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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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비 외에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엄청나게 걷습니다. 서양의 웬만한 관광지는 굉장히 콤팩트(compact)합니다. 관광지가 대개 광장을 중심으로 시내 중심에 몰려 있습니다. 그러니까 관광지 중심에 숙소를 잡으면 대부분 걸어서 관광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웬만한 도시는 공항이나 열차역,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십중팔구 시내 중심에 닿습니다. 시내에 숙소를 잡으면 굳이 택시를 탈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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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여행책자나 여행 카페는 솔로여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솔로여행을 할 때는 세세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여행 책이나, 카페는 주로 먹는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퍼 나르기식 정보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올리는 음식 정보는 기본적으로 솔로 여행객들한테는 너무 부담되는 가격입니다. 한 끼 30유로(45000) 정도 하는 식당 정보를 많이 올리는데 그렇게 먹으면 밥값만 해도 엄청나죠.

또한 해당 도시를 방문했을 때 반드시 가보아야 할 박물관 정보도 중요합니다. 고생해서 갔는데 문을 닫는 날이면 낭패거든요. 저한테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국 사이트가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은 정보를 찾는 것이 힘들어서 패키지 여행상품에 많이 의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해외에 나가보면 서양인들은 저처럼 자신들만의 일정을 만들어서 여행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김 교수는 “그런 점에서 이번에 펴낸 책만 잘 활용해도 솔로 여행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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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추천하는 여행지 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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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낸 책을 보니까 꼭 필요한 정보를 간략하게 소개했더군요. 특별한 편집 원칙이 있었는지요.

“먼저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과 교통편, 반드시 알아야 하는 역사와 문화와 반드시 가보아야 할 장소나 박물관 등 고급정보 위주로 소개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직접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를 해서 얻은 정보이기 때문에 저는 한번 다녀온 지역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가이드가 가능할 정도로 그 지역에 대해서 꿰뚫고 있습니다.

그래서 11번의 여행이 저한테는 나름 심혈을 기운인 작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다닌 여행지가 너무 많아서 이번 책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을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여행지에서 한국과 관련성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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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1960년대 한국에서 이민 혼 할머니들이 쓰는 옛 서울말씨를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평생 고국을 그리면서도 쉽게 와보지 못하고 살았을 그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더군요. 또한 칠레의 발파라이소에서는 부산 영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언덕 비탈에 펼쳐진 소박한 집과 시끌벅적한 항구 주변, 언덕 도로 등이 똑 닮았더군요. 중국의 독립운동 장소, 시베리아 바이칼호수와 몽골에서 한국인과 외모가 닮은 사람들을 보고 우리의 시원(
始原)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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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 3곳을 든다면

“에콰도르의 기후와 풍경이 일품이었습니다. 에콰도르는 남미 식민지 역사 유적이 가장 온전히 보전된 곳입니다. 400년 전 어느 스페인 도시를 보는 듯한 웅장한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지중해에 있는 몰타는 한마디로 보석이라고 표현하고 싶더군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유럽, 아프리카, 아랍의 인종과 문화가 섞인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중국의 운남성(
雲南省)의 장강 삼협(長江 三峽) 지역입니다. 댐 건설로 수위가 높아져 협곡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는데도 그렇게 아름다운데 잠기기 전에는 어땠을까 생각하니 미리 못 가본 것이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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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데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은.

“발칸반도의 여러 소국과 아드리아해, 코카서스 지방과, 중남미의 카리브해(
) 국가, 미얀마 등입니다. 미얀마는 정치적인 이유로 관광이 제한되었는데 이제는 완화되었으니까 가봐야죠. 지난 4년반 동안 아주 벅차게 다니며 일차 목표는 끝냈으니까 이젠 좀 여유롭게 다니렵니다”

한국은 여행하기 불편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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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비는 어떻게 마련합니까.

“평소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고, 술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그런 돈을 모아서 여행경비에 충당합니다.

김 교수는 “해외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관광에 대한 생각과 조언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은 그동안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서양에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서양에 한국의 민 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양 사람들이 서울, 부산 등 한국 곳곳을 누비며, 생생한 여행 자료를 위키피디아와 위키트래블 등 세계적인 여행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그걸 보고 더 많은 사람이 한국을 찾아오는 식입니다. 이들이 올리는 자료는 모두 영어인데, 영어가 아니면 인터넷 세계에서는 글로벌 콘텐츠가 될 수가 없습니다. 이들 서양의 배낭여행객들이야말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큰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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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한국 여행지는 어디입니까.

“홍대 부근입니다. 저렴한 숙박시설이 홍대 부근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안타까운 것은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자원을 가진 항구도시인데 관광지로 잘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광지를 서울 한곳이 아닌, 전국으로 다극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관광 정책을 펼 때 너무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지 말고, 한국의 고유한 정신과 문화를 알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결국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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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와 비교해서 우리나라의 여행 환경은 어떻습니까.

“아마 세계 도시가 한국처럼 되어 있었다면 저는 결코 여행을 하지 못했을 겁니다. 한국은 아직 트래블러(traveler) 프랜들리(friendly)가 아닙니다. 서울만 해도 지하철을 빼고 외국인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기가 불편합니다.

숙소는 너무 비싸고, 숫자도 부족합니다. 서울의 숙박시설은 엄청나게 비싼 것 아니면, 너무 열악한 것 둘 중의 하나여서 선택권이 극도로 좁습니다. 중저가 숙박시설이 많아야 더 많은 세계인이 마음 놓고 한국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개인 여행객들이 자기 돈을 들여서 5성급 호텔에 머무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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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인류 보편적 가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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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막상 해외여행 꿈은 꾸지만 나서기를 두려워합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여행을 계획하면 항상 돈과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자기 형편에 맞게 계획을 세우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시간도 내기 마련이지요. 우선순위의 문제 아닐까요? 휴가도 여름철 말고 항공 요금이 저렴한 비수기에 사용한다면 비용을 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용기를 내서 도전해 보기를 권합니다. 시간이 자유로워질 때까지 기다리느라고 이래저래 미루다 보면 어느덧 몸이 말을 안 듣는 나이가 돼버리잖아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세월이 바람처럼 흐르더군요.

김현주 교수는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이나 이데올로기, 종교의 차이도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 어느 곳에 가도 부모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후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삶을 살 수 있게 자신들의 고통을 참습니다. 이처럼 가족과 자식을 사랑하는 공통된 마음이야말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가장 위대한 가치입니다. 자유와, 책임감, 명예라는 이런 보편적 가치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억압하거나, 변질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그동안 여행에 이처럼 정열을 쏟은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학생들에게 생생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학교에서 ‘글로벌전략과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데, 방학마다 몸은 고생했지만 충실한 강의로 학생들에게 보상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현주 교수의 여행관련 이야기는 개인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다.(blog.daum.net/wiseprof)


-이상흔 조선pub 기자/사진 김현주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조선일보(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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