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野(草·木·花)]

[산삼의 잎사귀 수] [산양삼(山養蔘)] [205g '수퍼 산삼']

뚝섬 2023. 12. 19. 05:31

[산삼의 잎사귀 수] 

[산양삼(山養蔘)]

[산삼의 5배 넘는 205g '수퍼 산삼'] 

 

 

 

산삼의 잎사귀 수

 

[조용헌 살롱] 

 

산의 명당에서 몇 시간 놀다 오면 몸에 정기가 충전되는 것 같다. 앞이마 쪽으로 기운이 짱짱하게 충전되는 맛이야말로 산의 맛이다. 골산(骨山)의 향이 에스프레소라고 한다면 육산(肉山)은 커피의 콜드브루 맛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 맛도 모르고 죽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산의 에너지와 기운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나 같은 풍수 마니아에게는 약점이 있다. 식물과 약초에 무지하다는 사실이다. 이름을 알아야 대화가 되는 법. 꽃과 약초 이름을 모르니까 풍성한 대화가 어렵다. 가끔 식물 도감을 펼쳐 놓고 공부는 해보지만, 역시 전문가를 만나야 공부가 쉽게 된다.

 

강원도 점봉산을 오르다가 약초꾼 태산을 알게 되었다. 경력 25년 차였다. 주중에는 서울에서 약초 백숙 식당을 운영하다가 주말이 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을 탔다고 한다. 내가 슬며시 한마디 던져 보았다. “산신령 만나 봤나? 산신령 못 만나 봤으면 헛방인데?” “계방산 운두령(1089m) 고개에서 텐트 치고 잠잘 때 하얀 소복 입은 여자 2명이 꿈에 나타난 적은 있다. 그 꿈 꾸고 산삼 두 뿌리 캤다. 소복 입은 여자는 산신령이 보낸 심부름꾼 아니겠나!” 태산의 설명에 따르면 산의 정기는 산삼에 뭉쳐 있다는 주장이다. “산삼도 못 먹어 봤으면 산의 정기를 안다고 할 수 없다”며 나를 쥐어박았다.

 

그는 나에게 현장 강의를 했다. 우선 산삼 씨는 껍질이 두껍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래서 새가 산삼 씨를 먹고 위장에 들어가야 이 껍질이 녹는다. 껍질이 녹은 상태에서 새가 똥을 싸면 산삼 씨가 자연스럽게 발아한다. 조복삼(鳥腹蔘)이다. 산삼은 발아하면서 처음에는 잎사귀가 3장 나온다. 4~5년 자라면 잎이 5장으로 늘어난다. 5장이 되면 이때부터 산삼으로 인정한다. 다시 2~3년 자라면 옆으로 가지가 하나 뻗는다. 가지가 뻗으면서 잎사귀도 3장이 새로 솟는다. 그러다가 2~3년 더 자라면 잎이 2장 추가된다. 잎사귀가 총 10장 된다. 좀 더 자라면 다시 가지가 하나 새로 나오고 여기에 잎이 3장이 솟아나오고 좀 더 있다가 2장이 추가로 자란다. 가지 하나마다 이파리는 5장이 붙는 게 산삼의 습성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자란다. 가지가 6개가 되면 잎사귀는 30장이 된다. 드디어 산삼의 완성태이다. 이걸 ‘육구만달’이라고 부른단다. 대략 30년이 걸린다. 등산 물병에 있던 산삼주 한잔을 얻어 먹으니까 역시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조선일보(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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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삼(山養蔘)

 

'황절삼' 약효 제일 좋아 

 

"심 봤다!" 심마니가 험한 산을 다니다 산삼을 발견하면 이렇게 외치지요. 산삼은 환경이 맞지 않으면 30~40년까지도 땅속에 웅크리고 잠을 싹을 틔우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일반 사람들에게 산삼을 만나는 건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귀한 일이지요.

이런 산삼을 씨앗을 뿌려 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산양삼(山養蔘)'이 바로 씨앗을 뿌려 키우는 산삼이에요. 인삼(人蔘)은 사람이 농지에 시설을 만들어 재배하는 것이고, 산삼(山蔘)은 산에서 완전히 자연적으로 자라는 것이지요. 산양삼은 사람이 산에 심은 다음 자연 상태에서 키워내는 것으로, 인삼과 산삼의 중간 형태라고 있어요.

어떻게 산양삼이 재배될 수 있었을까요? 인삼 품종 중에 산에서 자라는 품종이 개발됐기 때문이에요. '지동' 등 3종이 산에 잘 적응해 산양삼이 됐어요. 산양삼은 잘 자랄 수 있는 입지가 정해져 있어요. 여름철 평균기온이 25도 이하로 비교적 서늘한 곳으로, 시원한 바람이 내내 불고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어야 하며 겨울에 눈이 쌓여 있으면서도 토양 온도는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곳이에요. 이런 환경을 찾은 뒤 햇빛이 적당히 들어올 수 있게 주변 나뭇가지를 치고 잡초를 없앤 뒤에야 산양삼 씨앗을 뿌릴 수 있답니다.

산양삼 씨앗은 환경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쉽게 싹을 틔우지 않아요. 따라서 인위적으로 딱딱한 씨눈을 벌리는 '씨눈 틔우기'라는 작업을 해줍니다. 7월에 열매를 채취한 뒤 흐르는 물에 넣어 열매의 껍질을 벗겨요. 이걸 모래에 섞어 100일간 매일 물을 주면 씨앗이 입을 조금 벌리게 되지요. 이렇게 씨눈 틔우기를 한 씨앗을 그해 가을에 심으면, 이듬해 산양삼의 싹을 볼 수 있답니다. 채취한 시기에 따라 4월 초순은 '춘절삼', 7~8월은 '하절삼', 10~12월은 '동삼'이라고 불러요. 특히 7월 말 잎이 노랗게 변한 것을 '황절삼'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산양삼에 빨간 열매가 달려있어요. /평창군

산양삼은 2000년대 중반부터 경남 함양군을 중심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진한 향과 은은한 단맛이 산삼과 비슷해서 사람들에게 빠르게 인기를 얻었어요. 매년 약 7%씩 생산량이 증가해서 작년엔 전국적으로 158t, 약 466억원어치에 이르는 산양삼이 수확됐대요. 산양삼 뿌리는 항염증·항암·면역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었고, 최근엔 잎과 줄기 추출물이 비만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답니다.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 조선일보(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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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의 5배 넘는 205g '수퍼 산삼' 

 

강원 화천서 발견된 산삼./뉴시스

강원 화천에서 보통 산삼 무게의 5배가 넘고 총 길이가 1m가 넘는 대형 산삼이 발견됐다. 심마니 20년 경력의 홍모(57)씨는 5일 오전 9시 20분쯤 강원 화천 해발 878m의 용화산 자락에서 ‘수퍼급’ 산삼을 캤다. 이 산삼은 무게가 205g에 달해 보통 산삼은 무게(40g 미만)의 5배가 넘는다. 이 산삼은 가지(구)가 5개인 ‘만달 산삼’으로 뿌리 길이는 70cm에 이르고 줄기 지름은 1.5cm나 된다. 줄기와 잎을 합치면 길이가 총 1m40cm가 넘는다.

뇌두(삼의 머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 심령(나이)을 유추할 수 없을 정도다. 홍씨는 “20년 넘는 심마니 생활에 이런 좋은 산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전날 밤 집채만 한 멧돼지가 덤벼들어 덥석 안는 꿈을 꿨다고 한다.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 이성재 연구관은 “이번에 발견된 산삼은 서덜밭(돌밭)과 양분이 많은 부엽토 등 산삼이 자라기 좋은 최적의 장소에서 뿌리를 내려 긴 세월 생육된 보기 드문 산삼”이라고 했다.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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