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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대 문화 수출품 ‘손가락 하트’] [한국인만 쓰는 감탄사]

뚝섬 2023. 2. 25. 09:19

[한국의 최대 문화 수출품 ‘손가락 하트’']

[한국인만 쓰는 감탄사? 번역 달인도 “아이구!”하며 무릎 꿇었다]

 

 

 

한국의 최대 문화 수출품 ‘손가락 하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까지 따라 하는 세계적 히트 몸짓(worldwide hit gesture)이 됐다. BTS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남측 인사들과 백두산에 올랐을 때, 각각 손가락 하트(finger heart)를 만들어 보이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을 교차시켜(cross the thumb and the index finger) 애정을 표현하는(show affection) 이 손짓은 K드라마와 K팝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sweep across the globe) 최근 한국의 최대 문화 수출품(biggest cultural export of late) 하나가 됐다.

 

‘Love language made in Korea’로 통하는 손가락 하트는 한류 팬들이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지구촌의 공통어(common language of the global village)가 됐다. 한류의 거센 열풍에 거부감을 보이는(show resistance against the Korean Wave’s raging craze) 외국인들조차 손가락 하트에는 미소를 지으며(put on a smile) 덩달아 두 손가락을 모은다. 이제는 감정 고백하는(confess their feelings) 연인뿐 아니라, 친구와 가족, 반려동물과 좋아하는 사물에도 정을 표시하는 일상적인 세계 언어(daily global lingo)가 됐다.

 

Korean Heart’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점령한(take over the world) 손가락 하트의 기원은 불분명하다(be uncertain). 일부 한국 연예인은 자신이 창시자라고 주장한다(claim themselves to be the originators).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이 2015년, 개그맨 양세형은 2016년에 손가락 하트 모양을 하고 찍은 어린 시절 사진을 공개하면서(make public their childhood pictures) 각각 자신이 만들어낸(give rise to it) 것이라고 들이대기도 했지만, 실제 기원은 명확하지 않다(be far from clear).

 

대중화되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begin to become popular) 2010년부터였다. 당시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에 출연한 배우 김혜수가 촬영장에서 상대역인 신성우와 함께 나란히 손가락 하트를 내보이며 찍은 사진이 계기가 됐다(serve as a momentum). 이후 K드라마 남녀 주인공들이 자주 사용하고, K팝 가수들이 사진을 찍을 때마다 팬들에 대한 사랑 표시로 이 손가락 모양을 만들어 보이면서(pose with the finger gesture to show their love to fans)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됐다(be all the vogue).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어(raise the forefinger and the middle finger) 승리를 의미하는 V 표시는 일본에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be known to have origins in Japan). 이 V자 손가락은 사진을 찍을 때도 별다른 의미 없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be widely used around the world with no particular meaning). 그런데 다른 문화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손가락 하트가 일본식 V 사진 포즈도 점차 잠식해 가고(eat away the V gesture photo pose) 있다.

 

-윤희영 에디터, 조선일보(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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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만 쓰는 감탄사? 번역 달인도 “아이구!”하며 무릎 꿇었다

 

한국인 감별법으로 등장한 ‘K 감탄사아이구와 한류

 

한 유튜버가 외국인에게 한국어 감탄사 '아이구'를 설명해주는 영상. /유튜브 'sweetandtastyTV'

 

싱가포르에 사는 버네사 챈씨에게는 한국인을 구별하는 마법의 단어가 있다. 바로 감탄사 ‘아이구(aigoo)’다.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버네사씨는 “유튜브에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아이구’란 단어를 처음 알게 됐다”며 “한국인을 구별할 수 있는 고유한 소리 중 하나가 ‘아이구’란 감탄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란 유학생 니우샤(28)씨도 마찬가지. “처음 유학 와서는 한국, 일본, 중국 사람을 구분하는 게 어려웠다. 잘 들어보니 한국 사람들은 많은 상황에서 ‘아이고’란 말을 쓰더라”고 했다.

 

K 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아이고 ‘K 감탄사 떠오르고 있다. ‘오징어 게임’ ‘종이의 집’ 등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이 감탄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미국의 지식 공유 플랫폼인 쿼라(quora)에는 이런 질문도 등장했다. “한국인들은 정말 실제로 ‘아이구(aigoo)’란 말을 쓰나요?” “한국어의 아이구(aigoo)는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고라는 글자 안에 걱정, 두려움, 좌절, 놀라움, 기쁨 모든 들어있기 때문이다. 표준대국어사전에 따르면 ‘아이고’는 여러 감정을 나타내는 감탄사로 설명된다. ‘아프거나 힘들거나 놀라거나 원통하거나 기막힐 때 내는 소리’, ‘반갑거나 좋을 때 내는 소리’, ‘절망하거나 좌절하거나 탄식할 때 내는 소리’, ‘상중에 곡하는 소리’. 이 모든 뜻이 ‘아이고’에 해당된다. 단순히 ‘oh, my’ ‘geez’ 등의 영어 감탄사로 번역되기 어려운 이유다. ‘아이구 아이고보다 구어체적인 표현이라, 드라마에서는 ‘아이구’가 더 자주 들리는 것으로 보인다.

 

10년 이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 온 박미향 강사는 “‘아이고'는 상황이나 용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번역하기 어렵다”며 “문화마다 고유의 감탄사들이 있는데, 그게 한국어에서는 ‘아이고’인 셈이다. 실제 한국어와 문화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아이고’란 말을 쓰더라”고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영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을 번역한 달시 파켓은 가장 번역하기 어려운 한국어 중 하나로 ‘아이고’를 꼽기도 했다. 파켓은 과거 한 방송에서 “한국어에서 ‘아이고’란 말이 되게 자주 나오는데 이걸 ‘오 마이(oh, my)’로 번역하면 너무 할머니들이 하는 말처럼 된다”며 “젊은 사람들이 ‘아이고’라고 하면 번역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이런 점을 살려아이구 아예 소리 나는 대로 ‘aigoo’라고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증언집을 영어로 옮길 때 할머니들 고유의 탄식을 살리기 위해 “아이구”를 “aigoo”로 옮겼다. 남태평양 ‘팔라우’섬에는 ‘아이고 다리’가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 징용으로 끌려온 한국인들이 “아이고, 아이고” 하며 다리를 지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다리다.

 

-남정미 기자, 조선일보(2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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