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2009년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에 세워진 지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두바이의 바벨탑이라 불리는 이 빌딩의 높이는 829.84m.
땅에서 멀어지고 하늘에 가까워지고 싶은 인류의 욕망은 무한해서 아마 1km가 넘는 빌딩도
죽기 전에 볼 수 있으리라.
왜 인간은 이렇게 끝없이 탑을 쌓는 걸까?
그 의문을 풀고 싶다면 인도차이나 미얀마의 '버강(Bagan)'에
가 보자.
세계 3대 불교 유적군 중의 하나인 버강은 미얀마를 가로지르는 이와라디 강 중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
11~13세기 미얀마를 통일한 아뇨라타 왕국의 수도였던 버강에는 무려 400만개가 넘는
거대한 탑과 사원이 세워졌다.
이후 몽골의 침입과 수차례 계속된 지진으로 지금은 2000여기의 탑만 남아있지만 이곳의
일출명소인 쉐산도 사원(Shwesandaw Paya)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오직
탑과 사원뿐이다.
불교에서 탑이란 석가모니의 사리를 묻고 그 위에 돌과 흙을 쌓은 일종의 무덤이다.
실제로 버강의 가장 화려한 사원인 쉐지곤 사원(Shwezigon Paya)에는 부처의 치아와
쇄골이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사리를 봉안해 그 덕을 존경하며 닮고자 하는 마음으로 쌓은 탑이 무려 400만.
그중에는 자기 부를 과시하고자, 현세에 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불순한 마음으로 쌓은 탑도
상당수였겠지만 그 불심에 놀랄 따름이다.
그런 조상을 둔 영향일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지만 세계 기부 인구 1위를 차지하는 나라가 미얀마란다.
실제로 미얀마 여행을 가면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 사람의 정과 미소를 많이 느끼는 게 사실이다.
탑은 많지만 벽은 없는 도시인 버강은 가을, 겨울이 여행 적기다.
그곳에 가면 왜 미얀마가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보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알 수 있다.
-김경우·여행사진가, 조선일보(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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