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외]

[2000여기 탑의 도시] 탑은 많지만 벽은 없는 미얀마 버강

뚝섬 2018. 7. 27. 05:15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2009년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에 세워진 지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두바이의 바벨탑이라 불리는 이 빌딩의 높이는
829.84m.

땅에서 멀어지고 하늘에 가까워지고 싶은 인류의 욕망은 무한해서 아마 1km가 넘는 빌딩도 죽기 전에 볼 수 있으리라.

왜 인간은 이렇게 끝없이 탑을 쌓는 걸까?

그 의문을 풀고 싶다면 인도차이나 미얀마의 '버강(Bagan)'에 가 보자
.

세계 3대 불교 유적군 중의 하나인 버강은 미얀마를 가로지르는 이와라디 강 중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
.

11~13
세기 미얀마를 통일한 아뇨라타 왕국의 수도였던 버강에는 무려 400만개가 넘는 거대한 탑과 사원이 세워졌다
.

이후 몽골의 침입과 수차례 계속된 지진으로 지금은 2000여기의 탑만 남아있지만 이곳의 일출명소인 쉐산도 사원(Shwesandaw Paya)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오직 탑과 사원뿐이다
.

불교에서 탑이란 석가모니의 사리를 묻고 그 위에 돌과 흙을 쌓은 일종의 무덤이다
.

실제로 버강의 가장 화려한 사원인 쉐지곤 사원(Shwezigon Paya)에는 부처의 치아와 쇄골이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

이렇게 사리를 봉안해 그 덕을 존경하며 닮고자 하는 마음으로 쌓은 탑이 무려 400
.

그중에는 자기 부를 과시하고자, 현세에 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불순한 마음으로 쌓은 탑도 상당수였겠지만 그 불심에 놀랄 따름이다
.

그런 조상을 둔 영향일까
?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지만 세계 기부 인구 1위를 차지하는 나라가 미얀마란다
.

실제로 미얀마 여행을 가면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 사람의 정과 미소를 많이 느끼는 게 사실이다
.

탑은 많지만 벽은 없는 도시인 버강은 가을, 겨울이 여행 적기다
.

그곳에 가면 왜 미얀마가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보석'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알 수 있다.




-김경우·여행사진가, 조선일보(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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