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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자녀 부양-노후 준비 동시에”.. ] [중년 家長의 3중고]

뚝섬 2024. 5. 6. 08:16

[“성인자녀 부양-노후 준비 동시에” 50대 부모의 해법은] 

["물 들어온다" 이어 "경제 견실한 흐름", 엉뚱한 발언 몇 번째인가] 

[중년 家長의 3중고]

 

 

 

성인자녀 부양-노후 준비 동시에” 50대 부모의 해법은

 

[김동엽의 금퇴 이야기]

 

“다 큰 자녀를 언제까지 보살펴야 하나요?”

성인 자녀와 함께 사는 50대 부모들이 자주 하는 넋두리다. 자녀들이 학업을 마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경제적 부담이 고스란히 부모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노후준비를 하기도 빠듯한 50대 부모가 성인 자녀 뒷바라지까지 해야 하니 부담이 만만치 않다. 50대 부모들은 성인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노후준비를 모두 해낼 수 있을까.

자녀 관심을 돈으로 사려 하지 말라

 

돈으로 자녀의 관심을 사거나 경제적 지원을 핑계로 자녀의 삶에 간섭하려는 부모들이 있다. 이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비위를 맞춰 주고 돈만 받으려는 잘못된 버릇이 생길 수 있다. 부모들은 돈이 떨어지면 자녀가 자신을 허투루 보지나 않을까 불안해진다. 그 결과 돈으로 자녀를 통제하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하지현 교수는 저서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에서 자녀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좋아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자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면 기쁘고, 아니어도 그만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과도한 지원은 피해야 한다.

부모의 노후준비는 자녀에게 선물이다

자녀를 한 명만 낳은 50대 부모도 적지 않다. 외동아들과 외동딸이 결혼하면 양가 부모 넷을 모셔야 한다. 젊은 부부 둘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할 때 연봉, 저축, 주거만큼이나 중요한 조건으로 부모의 노후준비를 꼽는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면 자녀가 부모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자녀가 결혼에 있어 유리한 조건이 된다.

부모가 노후준비를 하지 않으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전가된다. 거꾸로 생각하면 부모가 노후준비를 잘하는 것이 자녀에게는 선물이 되는 셈이다. 청년기 행동과 심리발달 연구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로렌스 스타인버그 미국 템플대 교수는 ‘50이면 육아가 끝나는 줄 알았다’라는 책에서 성인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부모의 은퇴 계획을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할 때는 자금의 용도를 미리 정하고, 지원 기간을 분명히 알려야 하고, 도움이 필요 없어지면 자녀에게 알려 달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부모의 은퇴 계획을 자녀에게 알려라

자녀에게 부모 재산에 대해 얘기해도 될까. 이 문제에 대해 스타인버그 교수는 40-70’ 규칙을 따르라 한다. 자녀가 마흔, 부모가 일흔 살이 되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뜻이다. 부모는 은퇴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준비하고 있는지 자녀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자녀로부터 어떤 종류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줄 수 있는지도 말해야 한다.

자녀는 부모가 일을 그만둔 후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지, 생계를 꾸려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료비와 장기요양비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그리고 부모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자녀에게 기본적인 재정 상태를 알려야 한다. 갑작스레 건강에 문제가 생겨 자녀가 재정에 관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때를 대비해 부동산 보유 현황, 금융상품 가입 현황 등을 자녀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둬야 한다.

돈도 치매에 걸린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치매 머니’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치매 머니란 치매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말한다. 일본의 고령자들은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치매에 걸리면 치매 환자는 돈이 어디 있는지 잊어버려 찾을 수 없고, 자녀들은 부모의 돈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어 찾지 못한다.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처분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부모가 치매에 걸리면 부모가 보유한 자산도 치매에 걸리는 셈이다.

유언장을 작성해 둔다고 치매 머니를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언서는 작성자가 사망한 다음에야 효력이 발생한다. 작성자가 치매인 상태로 살아 있으면 자녀들이 유언장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신탁과 성년 후견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가족신탁은 믿을 수 있는 가족에게 치매가 생기기 전에 미리 자산관리를 위탁하는 것이다. 성년 후견인은 한 개인이 법률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을 때 그를 대신해 법률적인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받은 사람을 말한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동아일보(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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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온다" 이어 "경제 견실한 흐름", 엉뚱한 발언 몇 번째인가 

 

19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 들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국가 경제는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서민 경제가 휘청거리고 제대로 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데 대통령은 "경제가 개선됐다"고 한다. 작년 "(주요 업종 경기에) 물 들어온다"고 했던 것과 판박이다.

대통령은 2월 취업자 26만명 증가, 생산·소비·투자 증가, 경제 심리 지표 개선 등의 예를 들었다. 각종 지표를 잘못 해석한 통계 오독(誤讀)에 가깝다. 1월 생산과 소비가 1년 전보다 각각 0.6%, 4.0%씩 늘었지만 국책 연구소인 KDI는 이를 "설 명절 효과"라고 분석했다. 일시적 효과일 뿐이란 것이다. 심지어 1월 설비투자는 1년 전 대비 16%의 큰 폭 감소를 기록했다. 거시 경제의 3대 중심 지표인 생산·소비·투자가 실질적으로는 다 부진했다.

2월 취업자가 26만명 증가한 것 역시 세금 뿌려 억지로 만든 노인들의 단기 알바 일자리가 40만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30~40대 취업자는 24만명 줄었고, 체감 실업률은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26만 증가는 국민 눈을 속이는 분식 회계나 다를 게 없다. 실상이 이런데 대통령은 '견실한 흐름'이라고 한다.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7%에서 올해 2.1%로 급락해 주요 20(G20) 중 최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 연례 협의단은 "한국의 경제성장이 역풍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의 주력 엔진인 수출은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 중이고 주력 제조업은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景氣) 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선행지수는 통계 작성 후 처음으로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소득 주도 성장 실패로 빈곤층 근로소득이 37%나 격감해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 경기와 서민 경제는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 정책 실패로 문제가 터지는 곳마다 세금으로 땜질해 올해 국세(國稅) 감면율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 권고 한도를 넘어서게 됐다. 재정 악화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무엇이 '견실한 흐름'인가.

문 대통령이 현실과 괴리된 경제 인식을 보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90%가 긍정적"이라거나 "(제조업이 회복되고 있으니)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경제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으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정치적 이유에 따른 의도된 낙관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현실 인식이 잘못됐는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는 없다.


-조선일보(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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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家長의 3중고

 

[실업난 시달리는 4050세대… ] 

 

중장년 10명중 4명이 자식·부모 '더블케어' 

 

서울 송파구에 사는 백모(61)씨는 최근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딸(29)과 크게 다퉜다. 딸은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못 잡았다. 올 초부터는 대학원에 보내달라고 조르고 있다.

하지만 백씨는 2년 전 사업을 하다 접은 뒤 특별한 수입 없이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꺼내 쓰는 처지다. 아버지는 무릎이 아파 거동이 힘들고 어머니는 녹내장으로 시력이 좋지 않아, 백씨가 노부모의 생활비는 물론 월 150만원 넘는 간병인 인건비를 대고 있다. 여기에 다 큰 자식 용돈까지 주느라 친구들도 잘 못 만나는데, 딸이 대학원 학비를 대달라고 해 울컥했다. 백씨는 "사업하면서 그래도 기반 잡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중장년층(45~64) 10명 가운데 4명이 백씨처럼 노부모와 미혼 자식을 동시에 부양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고령화연구패널조사, 전화조사 등을 종합한 연구 결과다.

특히 대학을 졸업한 25세 이상 미혼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중장년층이 2008 35%에서 2016 42%로 늘어났다. 일명 '더블케어'. 은퇴자들이 대부분인 55~64세에서는 이 비율이 76%에 달했다.

문제는 이렇게 더블케어 부담에 짓눌리는 중장년층이 자신의 일자리마저 간당간당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40대 실업자 수는 2016 149000명에서 지난해 168000명으로, 50대 실업자는 145000명에서 164000명으로 늘어났다. 중장년층이 다 큰 자식들과 나이 든 부모를 모두 부양하는 이중고에, 본인들의 취업난까지 삼중고(三重苦)를 겪는 것이다.

◇성인 자녀 부양 23% 6년 이상 부양

중장년층의 고통은 청년 실업의 다른 얼굴이다. 기약 없이 부모 집에 얹혀 사는 청년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다 큰 자식이 부모에 기대는 기간도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이번 연구에서 보사연이 전국 45~64세 성인 남녀 1000명을 전화조사해 보니, 54%가 미혼 성인 자녀를 부양하고 있었다. 그중 절반(23%)은 그렇게 자녀를 부양한 기간이 6년이 넘었다고 했다.

자식이 취업한다고 중장년층의 부담이 당장 덜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다 큰 자식을 부양하고 있다는 응답자 열 명에 네 명(39%) "자녀가 취업 혹은 결혼을 한 뒤에도 계속 기대고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성인 자녀들이 취업난 등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정서적으로 의존하며 생기는 문제"라고 했다.

100세 시대 커지는 부모 봉양 부담

중장년층이 가장 괴로워하는 건 '이런 고통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데 있다. 1 2녀를 둔 이모(54)씨는 취업 준비하는 막내아들(25)에게 매달 용돈으로 50만원씩 주고 있다. 혼자 사는 어머니(87)에겐 생활비로 30만원씩 보낸다. 작년 말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병원비와 간병비로 매달 50만원 이상을 썼다. 이씨는 "경제적 부담은 둘째 치고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생각하면 아득하다"고 했다.

평균수명과 노인 인구가 둘 다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건강과 소득은 받쳐주지 않는다는 게 중장년층을 버겁게 하는 요소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2012 80.9세에서 2016 82.4세로 늘어났다. 하지만 전체 수명에서 앓는 기간을 뺀 '건강수명'은 같은 기간 65.7세에서 64.9세로 되레 줄었다. 중장년층 입장에선 노부모 간병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커지는 실직 공포에 시달리는 중장년층

이번 연구에서 노부모와 자식을 '더블케어' 하고 있는 중장년층은 절반 이상(58%)이 월소득 300만원 이하였다. 이들은 노부모와 자식을 위해 월평균 1155000원을 쓰고, 남은 돈으로 빠듯하게 살림을 꾸렸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 뭐냐"고 물었더니 32% "중장년층 일자리"라고 했다. 보조금 지원(22%), 세금공제 등 가계 보전(21%), 거주비 지원(8%)은 그다음이었다.

결국 답은 일자리인데, 현실은 반대로 갔다. 통계청은 13 40대 취업자가 1991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명 늘어났지만, 40대 취업자는 되레 166000명 줄어들었다.

 

-손호영 기자,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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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10년前 같은 고민… 청년 취업 늘며 '캥거루족' 걱정 덜어

 

중장년 부모가 다 큰 자식을 부양하느라 힘겨워하는 현상은 해외에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대학 졸업 후 부모 집에 얹혀사는 미혼 자녀들을 가리켜 '트윅스터(twixter)'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이도 저도 못 된다'는 뜻을 가진 단어 '비트윅스트(betwixt)'에서 나온 말로, 성인이 된 뒤에도 고용이 불안정해 부모에게 기댄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어머니가 주는 밥을 먹고 산다고 '맘모네(mammone)', 캐나다에선 다 키워서 내보냈는데 도로 돌아왔다는 뜻으로 '부메랑키드'라 했다. 영국에선 '부모 호주머니에서 연금 축내는 자식(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에서 앞글자를 따 '키퍼스(KIPPERS)'라고 불렀다.

지금 한국과 특히 닮은 곳이 일본이었다. 장기 불황이 한창이던 2000년대, 일본 사회엔 '기생독신자'란 말이 유행했다. 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山田昌弘) 주오대 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자녀 세대가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느라 저축도 결혼도 못하고 부모에게 기생하듯 얹혀산다는 뜻이다. 여기에 급격한 고령화로 간병 부담까지 겹치면서, 중장년의 '더블케어'가 사회문제가 됐다.

장기 불황이 끝난 요즘 20대는 '기생독신자' 신세를 면하게 됐다. 하지만 그 윗세대는 여전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20대 실업자, 40~50대 가장, 70~80대 노부모'로 구성된 가족이 '30~40대 비정규직, 60~70대 부모, 90대 조부모'로 나이만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녀 세대 상당수가 지금도 비정규직·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부모가 병들어 누우면서 그나마 하던 일마저 접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손호영 기자, 조선일보(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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