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野(草·木·花)]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뚝섬 2023. 8. 16. 11:55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요즘 산이나 화단에선 국화처럼 생긴 연보라색·흰색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꽃들을 흔히 들국화라 부른다. 들국화라고 불러도 틀린 건 아니지만, 들국화는 가을에 피는 야생 국화류를 총칭이기 때문에 ‘들국화’라는 종은 따로 없다. 사람들이 들국화라 부르는 꽃들의 실제 이름을 불러보자.

 

들국화라 부르는 꽃은 보라색·흰색 계열인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가 대표적이다(노란색 계열로 산국과 감국이 있다).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는 비슷하게 생겨 초보자들이 바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쑥부쟁이류도 그냥 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가새쑥부쟁이 등으로 세분해 놓아 고수들도 헷갈리는 어려운 꽃이다. 오늘은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등 크게 세 덩어리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아보겠다.

 

위로 부터: 구절초-쑥부쟁이-벌개미취

 

우선 꽃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달라요. 구절초는 9~11월에, 벌개미취는 6~10월, 쑥부쟁이는 7~10월에 꽃이 피어요. 그런데 9~10월에는 셋이 겹쳐서 피어나니 난감하지요. 그때는 먼저 꽃잎 색깔을 살펴보세요. 벌개미취는 진한 보랏빛을, 쑥부쟁이는 연한 보랏빛을, 그리고 구절초는 흰색이나 연분홍색을 띕니다. 

 

그리도 구별이 어렵다면 잎 모양을 보세요. 벌개미취는 넓고 길지만, 쑥부쟁이는 잎은 좁고 짧은데 가장자리에 큰 톱니가 있어요. 반면 구절초 잎은 마치 쑥처럼 잎새가 갈라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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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는 도심과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보라색 꽃이다. 이르면 7월부터 초가을까지 피는 꽃이라 요즘도 한창이다. 햇빛이 드는 벌판에서 잘 자란다고 벌개미취라 부른다. 원래 깊은 산에서 자라는 들국화였는데, 요즘은 원예종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잘 정착한 꽃이다.

 

벌개미취. 꽃은 연보라색이고 잎이 12-19cm로 길다.

 

야산에 흔한 쑥부쟁이도 꽃은 연보라색이라 벌개미취와 비슷하다. 줄기가 쓰러지면서 어지럽게 꽃이 피는 경우가 많다. 쑥부쟁이라는 꽃 이름은 ‘쑥을 캐러 다니는 대장장이(불쟁이)의 딸’에 관한 꽃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쑥부쟁이는 꽃은 연보라색이고 아래쪽 잎에 비교적 큰 톱니가 있다.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는 꽃만 봐서는 구분하기 힘들고 잎을 봐야 알 수 있다. 벌개미취는 잎이 길고 잎 가장자리에 ‘잔톱니’만 있어 매끄럽게 보인다. 큰 것은 한뼘이 넘는 것도 있다. 줄기도 굵어 튼튼하다. 쑥부쟁이는 대체로 작은 잎에 굵은 톱니를 갖고 있다.

 

구절초는 흰색이 많지만 연분홍색도 있다. 구절초는 색깔이 달라 벌개미취·쑥부쟁이와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또 구절초는 잎이 벌개미취·쑥부쟁이와 달리 쑥처럼 갈라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구별하기 쉽다. 9월9일(음력)이면 줄기가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九節草)라 부른다.

 

구절초는 꽃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이고 잎이 쑥처럼 잘게 갈라졌다.

 

정리하면 화단이나 도로가에 연보라색 꽃이 피는데 잎이 크고 길면 벌개미취, 산이나 공원에서 핀 연보라색 꽃인데 잎이 작고 톱니가 있으면 쑥부쟁이, 꽃이 흰색이나 연분홍색이고 잎이 쑥처럼 갈라져 있으면 구절초다. 이들 세 가지 들국화만 확실히 구분해도 올 가을 산과 들을 다닐때 느낌이 전과 달라지지 않을까.

 

참고로 아래는 쑥부쟁이 종류 중 개쑥부쟁이와 가새쑥부쟁이 사진이다. 개쑥부쟁이는 꽃을 감싸는 총포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개쑥부쟁이는 꽃이 연보라색이고, 사진처럼 꽃을 감싸는 총포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새쑥부쟁이는 전체적으로 여리여리하고 아래쪽 잎이 깃꼴 모양으로 갈라지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김민철 선임기자, 조선일보(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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