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미래차’ 협력… 이런 ‘코리아 원팀’ 더 늘어야]
[사이드미러까지 디지털화하는 미래차]
삼성-현대차 ‘미래차’ 협력… 이런 ‘코리아 원팀’ 더 늘어야
삼성전자는 현대자동차의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20’을 공급합니다. 양사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협력할 예정입니다. 출처=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를 매개로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2025년부터 현대차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담당하는 ‘엑시노스’ 반도체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첫 협력의 물꼬를 튼 것이다. 반도체와 완성차 시장에서 각자 성공 신화를 쓴 두 기업이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본격적으로 손을 잡은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번 협력으로 두 회사 모두 미래차 시대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할 발판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9년 말 143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시장이다. 이 분야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현대차라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현대차 역시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가능한 삼성전자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
과거 국내 대표 기업들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치열하게 견제하고 경쟁해 왔다. 하지만 주요 기업 총수들의 세대교체 이후에는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적극적으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차는 북미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잇달아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사업을 위해 LG디스플레이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와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함께 만들고 있다.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세계 각국도 기업 간, 국가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일본은 자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뭉쳐 ‘반도체 드림팀’을 꾸렸고, 미국 인텔은 과거 경쟁 상대인 영국 ARM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동맹을 맺었다. 미국의 포드가 중국의 CATL과 손을 잡는 등 필요하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둘러싸고 생산 우위를 점하려는 세계 주요국 정부의 보조금 경쟁이 거세다.
이런 무한 경쟁의 상황에서 반도체, 미래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쳐 ‘드림팀’을 만든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이런 협력이 성공 모델로 이어지려면 기업이 홀로 뛰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 인력 양성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속도감 있게 이어져야 한다. 국가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는 첨단기술 전쟁의 성패는 ‘코리아 원팀’의 의지와 능력이 결정할 것이다.
-동아일보(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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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미러까지 디지털화하는 미래차
[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
‘아이오닉5’의 디지털 사이드미러.
사이드미러. 옆거울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는 이 단어를 모르는 운전자는 없겠다.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는 데 주로 쓰이지만 자동차에서는 다르다. 사이드미러는 옆 차선 뒤쪽의 상황을 살피는 데 꼭 필요한 장치다. 과거엔 운전석과 제법 떨어진 앞쪽, 앞바퀴 위 차체에 설치하는 이른바 ‘펜더 미러’가 대세였지만 요즘은 운전석과 조수석 옆에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이드미러에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분다. 카메라와 모니터로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등장이다. 사이드미러 자리에는 작은 카메라가 놓이고 실내에는 이 카메라로 측후방의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소형 모니터가 달린다.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시야다. 현대차의 경우 기존 사이드미러에서 18도 정도에 그치던 시야각이 디지털 사이드미러에서는 29도로 넓어진다. 사이드미러로는 보이지 않던 사각지대를 좁히거나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밤이나 비가 올 때처럼 시야 확보 자체가 힘들 때도 유리하다. 주변이 어두우면 모니터가 밝아지고 거울과 달리 빗방울이 맺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외부 카메라가 기존의 거울보다 작으니 공기 저항도 줄어든다.
하지만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지로 제시하는 일부 모델에서의 실제 채택률은 아직 낮다. 아무래도 가격이 큰 장벽이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는 현대차의 경우 140만 원가량의 별도 비용을 요구한다. 사이드미러에 큰 불만이 없다면 선뜻 선택하기 힘든 금액이다. 고장이나 오작동 문제에서 불리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그럼에도 디지털 사이드미러라는 새로운 기술의 미래는 지켜볼 만하다. 많은 신기술이 그랬던 것처럼 기술 진화와 비용 효율화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석 전면의 디스플레이가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고 자율주행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더 많은 디지털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 역시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미래에는 ‘호재’다.
어두운 밤과 비가 쏟아지던 날에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직접 경험해 본 개인적인 소감은 ‘수십만 원 정도라면 선택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옆 차선을 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느껴졌다. 사이드미러의 단짝이라고 할 수 있는 ‘룸미러’는 어느새 중요한 역할을 후방 카메라에 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행 중에는 룸미러로 뒤를 살피지만 후진할 때는 뒤쪽 상황을 바닥까지 훤히 보여주는 후방 카메라가 필수라는 것이다.
전기차 기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유독 전기차에서 부각된다는 점도 재미난 대목이다. 아우디는 전기차 ‘이-트론’에 ‘버추얼 사이드미러’라는 이름으로 이 기술을 적용했고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에서만 이 옵션을 제공한다. 전기차처럼 미래지향적인 기술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이런 마케팅 역시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전통의 옆거울’을 공략하는 무기다.
-김도형 기자, 동아일보(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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