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복원된 한·일 통화스와프, 미국과도 체결 서둘러야]
[경제 위기 최후의 안전판은 미국과 통화스와프 다시 맺는 것]
8년 만에 복원된 한·일 통화스와프, 미국과도 체결 서둘러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2.4.20/뉴스1
한일 양국이 급할 때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방의 달러를 빌려오는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했다. 한일 관계 악화로 중단된 지 8년 만이다. 한일 관계가 좋았던 2011년 700억달러보다 적지만, 일단 위기 때 사용할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을 다시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외환 위기 직전 일본에 막판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물론 지금 우리 외환보유액은 4210억달러로 외환 위기 당시 88억달러와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쇼크가 발생하면 외환보유액만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경험했다. 당시 외국 은행들의 국내 지점이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자금을 빼내가자 2400억달러에 달했던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었고, 원화가치는 폭락했다. 이때 위기를 진정시킨 것이 미국과 체결한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였다. 언제든 미국 중앙은행의 달러를 빌려올 수 있게 되자 원화가치가 안정됐다. 이어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도 두 배가량 확대되면서 금융 위기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현재 세계 금융시장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안전하다는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하는 바람에 미국 은행이 파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우리 기준금리는 3.5%로 미국보다 1.75%p 낮다. 미국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금리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다. 우리 무역수지는 15개월째 적자고, 경상수지도 올 1~4월 중 3개월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한미 통화스와프는 2년 전 종료된 상태다. 상황이 나빠지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요동칠 조건들이 갖춰져가고 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단순한 외환 정책이 아닌 국가 간 동맹 수준의 문제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이 체결한 통화스와프엔 우리 이외에 유럽을 중심으로 13국이 포함됐다. 지금 미국은 안보경제동맹을 유지해 중국에 맞서 달러 패권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미 안보동맹이 반도체 동맹으로, 다시 통화스와프로 이어져야 한다.
-조선일보(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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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최후의 안전판은 미국과 통화스와프 다시 맺는 것
정부가 18일 은행의 달러 보유 한도를 높이는 등의 금융 불안 대응책을 발표했지만 외국인이 주식을 투매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또 4.9% 폭락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10년 만에 최고치인 1245.7원으로 올라갔다. 우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1월 중순 이후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13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1년 동안 외국인 순매도액 26조원의 절반이 불과 두 달 만에 빠져나갔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한국자산 매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외화 유동성 부족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미리 대비해야 할 상황이 온 것이다.
현재 우리가 확보한 외환 보유액은 4019억달러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의 두 배에 달한다. 당장 문제가 될 상황은 아니나 안심할 수는 없다. 경상수지부터 악화되고 있다. 올 1월 경상 흑자는 1년 전의 3분의 1 수준인 10억달러에 그쳤다. 그만큼 달러가 덜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수출기업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낮추기 시작했으며, 국가신용 위험도를 나타내는 CDS프리미엄도 작년 12월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 그 여파로 대기업과 공기업이 해외채권 발행에 실패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해외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할 뿐 아니라,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겨 외국인 자금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번 경제위기는 미국·중국·유럽 등 전 세계에서 동시에 번지고 있다. 그래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충격을 조기 차단하지 못하면 외화의 대규모 이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실물경제 침체와 금융 불안이 커지는 와중에 외화마저 불안해지면 한국 경제는 지금으로선 생각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원화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축통화가 아니다. 이런 나라가 외화 유동성 위기를 막는 확실한 안전판은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과 통화 스와프(교환) 계약을 맺어 만일의 경우 달러를 지원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자 당시 이명박 정부는 미 부시 행정부와의 교섭에 총력을 기울여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한·일 관계가 좋았던 김대중 정부 시절 준(準)기축 통화국인 일본과도 통화스와프를 맺어놓았다. 그 후 미·일과의 통화스와프는 종료됐다. 이를 되살릴 수 있다면 국제금융가의 신뢰를 확보하고 기업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어렵지만 미국과는 충분히 협의해 볼 만하다. 이를 위기 대응책의 최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외교적 노력을 집중했으면 한다.
-조선일보(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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