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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4는 아이폰을 이길까] [세계 최초 AI폰, ‘퍼스트 무버’]

뚝섬 2024. 1. 20. 07:03

[갤럭시 S24는 아이폰을 이길까]

[세계 최초 AI폰, 삼성이 보여준 ‘퍼스트 무버’ 대한민국]

[외국인과 통화 때 실시간 통역...삼성, 세계 첫 AI 스마트폰 공개] 

[AI가 애플 스마트폰 독주 저지할까]

 

 

 

갤럭시 S24는 아이폰을 이길까 

 

내심 지켜주고 싶은 상대를 평가하는 자리에 서봤는가. 그렇다면 애쓰지 않고도 칭찬이 술술 나오는 상황이 얼마나 다행인지 공감할 것이다. 작은 장점이라도 찾아내겠다는 수고도, 어쩔 수 없이 쓴소리를 해야 하는 난감함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서 열린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언팩(공개) 행사가 기자에겐 그런 자리였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현지인에게 ‘왜 쓰시냐’는 물음이 절로 나올 만큼 애플이 시장을 장악한 이곳에서, 삼성이 한 번쯤 시원한 펀치를 날려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혁신엔 항상 씁쓸한 뒷맛이 남았었다. ‘달과 은하수도 찍는 카메라’는 실생활과 거리가 멀었고,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상 대단한 기술 돌파임에도 견고한 애플 팬층을 뚫을 ‘게임 체인저’는 못 됐다. 행사 전 ‘AI 스마트폰’을 공개한다는 예고에도 허물없는 칭찬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못 했던 것은 이처럼 반복되는 아쉬움의 경험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평소 갤럭시에 냉소적이던 외신 기자들은 인터넷 없이도 작동하는 통번역과 비어있는 배경을 감쪽같이 채워주는 생성형 이미지 편집과 같은 AI 기능에 진심으로 놀라워했다. 곧이어 주요 외신에는 ‘아이폰을 뛰어넘는 스마트폰이 마침내 등장’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AI가 스마트폰 경쟁을 원점으로 돌렸고, 삼성이 일단 앞서고 있다’는 호의적인 평가는 물론, ‘쓰던 아이폰을 갤럭시로 바꿔야겠다’는 이례적인 댓글까지 줄줄이 달렸다. ‘애쓰지 않고도 칭찬할 게 많겠다’는 기대는 비로소 확신이 됐다.

 

다만 이 같은 호평은 삼성이 AI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 대한 인정일지언정, 향후의 AI 경쟁에서 승리를 거둘 것이란 뜻은 아니다. 최근 만난 실리콘밸리 1세대 창업자인 이종문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은 “한국 엔지니어들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데는 특출나지만, 완벽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갤럭시 S24가 내세운 통번역·문서 요약·이미지 편집 등은 전부 어디선가 봤었던 익숙한 AI 기술의 고도화 버전이었다. 모바일 검색의 정의를 뒤바꿀 만큼 혁신적이라는 ‘서클 투 서치’도 결국 구글 AI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서비스다. AI 스마트폰이라는 미래의 시작점으론 충분히 훌륭하지만, 전쟁을 이길 필승 무기는 못 된다는 것이다.

 

삼성이 AI 스마트폰의 포문을 열었지만, 혁신의 대명사인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완전히 새로운 AI 기술을 탑재해 판을 뒤집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삼성의 ‘파괴적 혁신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부디 애쓰지 않고 삼성을 칭찬할 수 있었던 오늘의 뿌듯함이 특별한 경험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조선일보(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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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AI폰, 삼성이 보여준 ‘퍼스트 무버’ 대한민국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의 AI(인공지능)폰인 '갤럭시 S24' 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체험하면서 신기해하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가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스템을 내장한 세계 최초의 AI폰 ‘갤럭시S24′를 출시했다. 인터넷이 없어도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 등 13가지 언어를 실시간 통역하고 화면에 잡힌 사물에 동그라미만 그리면 관련 정보를 검색해 보여주는 등 기존 스마트폰과는 차원이 다른 기능을 선보여 호평받고 있다.

 

외신들도 “AI폰 시대의 개막”(CNBC) “애플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했다”(파이낸셜타임스)라고 평가하는 등 삼성의 AI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17년 전 창조했지만 ‘AI폰 시대’는 삼성전자가 먼저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이 애플을 뛰어넘어 1등 주자로 부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선진국이 먼저 개발한 신제품, 신기술을 빠르게 좇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으로 고속 성장을 일구어냈다. 하지만 산업의 고도화와 중국의 부상,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이젠 추격자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남보다 앞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선도자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처지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삼성 AI폰 같은 ‘퍼스트 무버’가 나와야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재창출해낼 수 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호주의 국가 싱크탱크인 전략정책연구소(ASPI)가 AI, 배터리, 유전공학, 고성능 컴퓨터, 소형 위성 등 64개 첨단 기술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53개, 미국이 11개 분야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위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배터리, 고성능 컴퓨터 등 26개 분야에서 톱 5 내에 들어 있다.

 

산업 제품군으로 볼 때, 한국은 AI 시대 주력 반도체로 부상한 HBM(고대역폭 메모리)에서 퍼스트 무버 자리를 차지했다. 반도체 외에도 소형 모듈원전(SMR),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서도 세계 선두 주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 첨단 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입체적인 민관 공조로 ‘퍼스트 무버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저성장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조선일보(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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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통화 때 실시간 통역...삼성, 세계 첫 AI 스마트폰 공개

 

기자가 갤럭시 S24 써보니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공개)'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저녁 식사를 예약하기 위해 갤럭시 S24 스마트폰으로 스페인 식당에 전화를 걸었다. 식당 주인은 스페인어밖에 구사하지 못하지만 문제없다. 발신 화면에 뜬 ‘통화 어시스트’ 버튼을 클릭하고, ‘실시간 통역’ 기능을 선택한다. 주인에게 한국어로 ‘저녁 7시, 3명이 가는데 창가 자리로 부탁해요’라고 말하자 인공지능(AI)이 이를 통역해 전달했다. 곧이어 주인이 스페인어로 대답했고, 이어서 AI의 ‘알겠어요, 예약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 음성이 나왔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를 써 본 첫 느낌은 “AI 기능이 스마트폰을 이렇게 바꿔 놓을 수 있을까”였다. 실시간 통역 기능은 영어를 비롯해 스페인어·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 등 13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는 별 무리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들게 했다. AI가 말하는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 통역을 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초 미만이었고, 통역 내용도 자연스러웠다. 실시간 통역 기능은 한쪽만 갤럭시 S24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도 두 사람이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대면 대화에서도 쓸 수 있다. 다만 한 번에 두 가지 언어를 섞어서 사용하자 인식 오류가 생기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경계 없는 소통이라는 사람들의 희망이 구현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기종에 따라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건 8 3세대’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된다. 이 AI 반도체들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을 만들어낸다. 이른바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AI 반도체를 탑재하면서, 동시에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빅테크 AI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따라 최적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AI’를 만든 것이다. 통번역이나 문장 요약처럼 속도가 중요한 곳에는 자체 AI 반도체를, 검색이나 이미지 보정처럼 정확도가 중요할 때는 제미나이를 이용하는 식이다.

 

‘서클 투 서치’ 기능은 포털을 열어 검색어를 입력하는 기존 검색 방식을 뿌리째 바꿔 놓을 전망이다. 갤럭시 S24의 카메라 기능을 켠 뒤, 지나가는 행인의 신발에 초점을 맞춘 뒤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자 화면 하단에 신발 브랜드와 가격을 알려주는 정보가 떴다. 구글의 제미나이와 연동된 기능이다. ‘비슷한 제품을 살 수 있는 곳을 보여줘’라고 입력하자 쇼핑몰로도 연결됐다.

 

별도의 앱을 열어 자르기·돌리기 같은 기능을 계속 눌러야 했던 이미지와 영상 편집도 AI를 통해 진화했다. 갤럭시 S24에 새롭게 추가된 ‘생성형 편집’을 사용해 기울게 찍어진 사진을 똑바로 회전시키자 생겨난 여백을 AI가 곧바로 자연스럽게 그려 넣었다. 영상을 재생하고 손가락을 스크린 위에 가져다 대자 ‘슬로모션’으로 바뀌었다. AI가 영상을 분석하고 예측해 존재하지 않는 프레임을 생성해 추가하면서 가능해진 기능이다.

 

AI 기능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외장재가 티타늄으로 바뀐 것 이외에 외형상으로는 전작과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티타늄은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 15 시리즈에 적용한 소재로 충격에 강하면서도 무게가 가벼운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국내에서 갤럭시 S24 예약 판매를 진행한 뒤 31일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순차 출시한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조선일보(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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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애플 스마트폰 독주 저지할까 

 

지난 12월 10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 새롭게 오픈한 ‘애플 하남’을 찾은 고객이 아이폰15를 살펴보고 있다. 9일 공식 오픈한 애플의 국내 여섯 번째 애플스토어인 ‘애플 하남’은 경기도 하남시의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하며 최신 아이폰15 라인업을 포함한 애플의 모든 최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을 갖췄다. 2023.12.10/뉴스1

 

애플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순위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시장점유율 역시 20.1%로 삼성전자(19.4%)를 앞섰다. 비싼 가격과 길어진 교체 주기, 뚜렷한 변화가 없는 기능 등으로 수년째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의 영향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쓰는 애플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내장한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런 애플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구글과 샤오미·비보·오포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삼성전자 갤럭시 S24의 뒤를 이어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애플은 AI 적용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운영체제는 물론 반도체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애플의 전략이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구글처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오픈AI, 구글 바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같은 빅테크 AI를 다양하게 활용해 빠른 속도로 기술과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면서 “반면 애플은 구글이나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와 AI 관련 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에서 AI 개발하는 이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획기적 전략 변화가 없다면 스마트폰 시장 흐름이 AI 넘어가는 상황에서 애플이 이전과 같은 실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지한/이해인 기자, 조선일보(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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