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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에 ‘AI 핵심칩’ HBM 공장 짓는다]

뚝섬 2024. 3. 29. 13:34

SK하이닉스, 美에 ‘AI 핵심칩’ HBM 공장 짓는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들여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시설을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 기지를 해외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2028 생산 시설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800~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미국에 첨단 반도체 시설 투자를 추진 중이지만, 최종 대상 지역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입장이지만,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디애나주 정부와 인허가와 관련해 마지막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막대한 보조금 확보 가능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에서 추진하는 생산 시설은 AI 반도체의 필수 메모리인 HBM 제조에 특화한 것이다. HBM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AI 반도체 최강자로 꼽히는 미국 엔비디아는 하이닉스에서 HBM 공급받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 최종 조립(패키징) 맡기고 있다. AI 반도체와 관련해 현재 미국은 반도체 설계 정도만 한다. HBM 생산은 한국의 SK하이닉스 생산 시설, AI 반도체 패키징은 대만의 TSMC 생산 시설에서 이뤄진다.

 

바이든 정부는 2022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통해 AI 반도체 설계부터 HBM 생산, 패키징까지 모든 공정을 미국 내에서 하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390억달러(약 52조6300억원) 보조금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이미 TSMC도 애리조나주에 생산 시설을 짓고 있다. 이 공급망이 완성되면, 엔비디아·AMD 미국 대표 AI 반도체 기업들은메이드 USA’ 부품만으로 생산할 있게 되는 것이다. WSJ는 “반도체 강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야망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라고 했다.

 

2022년 7월 26일(현지시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총 3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뉴시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미국 정부가 칩스법을 통해 지원하는 막대한 보조금과 HBM의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은 퍼듀대학이 있는 곳이다. 퍼듀대학은 반도체와 전자공학이 유명한 학교다.

 

SK는 인디애나주에 짓는 HBM 생산 시설 투자액 40억달러를 포함해 미국에 반도체와 관련해서만 150억달러(약 20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생산 시설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시설, 대학과의 제휴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국내서도 시설 증설... HBM 선두 굳힌다

 

SK하이닉스는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HBM 관련 투자와 시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천 팹(fab·반도체 생산 시설)에서만 HBM 같은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청주 팹 내부에 HBM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또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는 120조원을 투자해 첨단 메모리 4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중 1기는 2027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를 최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올해 HBM 매출 비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7일 열린 주총에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고객의 HBM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HBM 주문 물량이 내년까지도 ‘타이트’하다”고 했다.

 

HBM

‘High Bandwidth Memory’의 약자로, D램 반도체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연산할 뿐 아니라 추론까지 빠른 시간 내에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HBM이 꼭 필요하다.

 

-장형태 기자, 조선일보(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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