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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선택받는 나라’인가] [네덜란드의 ‘베토벤 작전’] ....

뚝섬 2024. 4. 9. 10:21

[대한민국은 ‘선택받는 나라’인가]

[네덜란드의 ‘베토벤 작전’]

[“ASML 해외이전 막아라”… 베토벤 작전 3.6조 투입]

[AI가 뒤흔든 반도체 순위, 엔비디아 8위→2위 수직 상승]

 

 

 

대한민국은 ‘선택받는 나라’인가

 

세계적 기업은 키우기도, 지키기도 어렵다.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외국 이전을 막기 위해 25억 유로를 투입하는 ‘베토벤 프로젝트’를 부랴부랴 가동한 걸 봐도 그렇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끌어당기는 바람에 혁신기업을 지키는 일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ASML 사태의 본질은 ‘인재 전쟁’

네덜란드의 국가대표급 기업인 ASML을 나라 밖으로 밀어낸 원심력은 선거와 정치적 선택이었다. 인구 1767만 명의 네덜란드는 세계의 인재들이 찾는 ‘이민 강국’을 건설하고 한국의 삼성, 대만의 TSMC도 쩔쩔매는 ASML을 키웠다. 네덜란드에서 일하는 ASML의 직원 2만3000명 중 약 40%가 외국인이다. 그런데 지난해 네덜란드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 극우 정당이 외국인 숙련 노동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줄이고 유학생 수를 제한하는 반(反)이민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사달이 났다. 외국 인재 의존도가 높은 ASML의 페터르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당장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면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며 반발했다.

 

ASML이 민감하게 반응한 건 치열한 ‘인재 전쟁’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핵심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거액을 주고 스타트업을 사들이는 ‘인재 인수(acquihiring)’까지 시도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예 AI 스타트업 인플렉션의 창업자 3명 중 2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이런 판국에 외국 인재 채용에 빗장을 거는 정치적 선택으로 역주행한 네덜란드는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는 대가를 치르게 생겼다.

미 민간기업 최초로 달 착륙을 이뤄낸 우주 스타트업 인튜이티브머신스의 창업자 캄 가파리안(66)은 열한 살 때 고향 이란에서 TV로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장면을 지켜보며 우주 개척의 꿈을 키운 이민자다. 인튜이티브머신스의 달 착륙선을 우주로 쏘아 올린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이민자다. AI 반도체로 잘나가는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은 대만계, 래리 페이지와 함게 구글을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첸나이 출신이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건 세계의 ‘고급 두뇌’들이 첨단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창업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이민 강국이기 때문이다.

영어가 통용되고 학교 병원 등 정주 여건이 좋아 외국인이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싱가포르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해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500대 기업 중 93곳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90곳)이나 도쿄(71곳)보다 많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와 인구감소를 겪으며 ‘공생 사회’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은 2018년 이후 ‘선택받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학생 유치와 정착, 고급 외국 인력 확보에 나섰다.

글로벌 인재가 선택하지 않는 나라는 낙오

한국은 체류 외국인이 약 250만 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은 건설 현장이나 농장 등 기피 업종에서 일한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그렇다고 외국 고급 인재들로부터 ‘선택받는 나라’도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재유인지수 평가에서 한국은 유학생 유인 측면에서 37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 석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 유인 측면은 25위, 기업가는 16위, 스타트업 창업자는 18위에 그쳤다.

10일 총선에서 선택될 22대 국회는 이민 강국 밑그림과 같은 ‘미래’와 ‘국민’을 위한 논의를 훨씬 더 치열하게 해야 “달라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글로벌 인재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는 나라는 인재 전쟁에서 낙오하고 앞으로 ASML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키우기도, 지키기도 어렵다.

-박용 부국장, 동아일보(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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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베토벤 작전’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핵심 기업 ASML이 본사 외국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화들짝 놀라 ‘베토벤 작전’을 내놨다. 25억유로(약 3조7000억원)를 투입해 ASML 본사가 있는 에인트호번 지역의 주택, 교육, 전력망을 개선하고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작전명에 베토벤이 붙었을까.

 

위대한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집안은 네덜란드 출신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18세기 초 네덜란드 왕국이던 메헬런에서 제빵 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교회 악장이자 베이스 성악가로 활동했다. 베토벤 이름에 있는 판(van)은 네덜란드 플랑드르 지역 말로 ‘from’이란 의미다. 어원으로 보면, 베토벤 집안은 ‘사탕무 밭(bietthoffen) 사람들’이란 뜻이라고 한다. 베토벤 집안이 네덜란드 출신인데 세계인은 베토벤을 독일인으로만 안다. ‘베토벤 작전’은 네덜란드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일까.

 

▶네덜란드 정부는 “베토벤과 ASML은 아름다운 것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기계지만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할 만한 자격이 있다. EUV 장비는 광학 기술의 집약체로, 부품 1만6000개로 구성돼 있다. 과거 장비인 DUV(심자외선)까지는 일본 캐논, 니콘이 경쟁했으나 EUV 장비는 ASML만 성공했다. 180년 역사의 독일 광학 회사 칼 자이스와 협업, 델프트 공대가 포함된 네덜란드 산학연 클러스터의 힘이 컸다.

 

ASML의 직원 2만명 중 40%가 최고급 외국인 인재다. 작년 말 네덜란드 의회가 외국인 급여 30%에 대해 5년간 면세 혜택을 주는 것을 20개월로 줄이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ASML의 최고경영자는 “혁신 인재를 데려올 수 없다면 우리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겠다”면서 본사 외국 이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2021년 네덜란드 석유 기업 로열 더치 셸이 환경 규제, 불리한 세제 등을 이유로 기업명에서 ‘로열 더치’를 빼고 영국으로 본사를 옮긴 악몽이 재현돼선 곤란했다. ‘베토벤 작전’을 급히 꾸민 배경이다.

 

▶ASML은 작년 말 차세대 노광 장비 ‘하이 EUV’를 새로 선보였다. 1호 시제품을 인텔에 납품했다. 한 대 가격은 5000억원. 역사상 가장 비싼 기계지만, 돈이 있다고 마음대로 살 수도 없다. ASML의 수출 금지로 중국은 구세대 장비로 반도체를 만드는데 생산 단가가 삼성전자의 100배나 된다. ‘베토벤 작전’이 한국에도 도움이 되기 바란다.

 

-김홍수 논설위원, 조선일보(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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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해외이전 막아라”… 베토벤 작전 3.6조 투입

 

네덜란드 “인프라 개선하고 稅 혜택” 

 

세계 각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반도체 전쟁(Chip War)’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가 자국 반도체장비 기업 ASML의 본사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25억 유로(약 3조6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ASML 본사가 있는 에인트호번 일대의 주택, 교육, 교통, 전력망 인프라를 개선하고 법인세 인하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네덜란드는 이날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한 이른바 ‘베토벤 작전’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며 “ASML이 법상, 회계상, 실제 본사를 네덜란드에 유지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5억 달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기업인 ASML이 본사를 해외로 옮길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네덜란드 “ASML, 경제의 메시” 감세 추진

 

네덜란드, ‘베토벤 작전’ 본격 가동
중앙-지방정부 함께 3.6조 마련
본사 주변 주택-교통 인프라 등 개선
ASML 해외이전 막기위해 총력
 

 

“ASML은 네덜란드 경제의 ‘메시’다.”

미키 아드리안선스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장관은 28일(현지 시간) ANP통신에 자국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본사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25억 유로(약 3조6000억 원)를 투입하는 ‘베토벤 작전’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ASML이 네덜란드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세계 최고 축구선수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맞먹으며, 이런 중요한 기업의 본사 해외 이전을 막으려면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6일 베토벤 작전을 예고한 지 한 달도 안 돼 예산 규모와 사업 내용을 구체화해 반도체 지원 속도전에 나섰다. 25억 유로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ASML 본사가 있는 에인트호번을 관할하는 지방정부도 함께 조달한다고 소개했다. 국가 대표 기업을 위해 중앙 및 지방정부가 ‘원팀’으로 총력을 쏟겠다는 취지다.

ASML은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업체다. EUV를 이용하면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을 수 있다. 고성능 반도체 제조를 위해 꼭 필요한 장비라는 의미다. 28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3818억 달러로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에 이은 유럽 3위다.

에인트호번 일대에는 ASML은 물론 필립스 등 주요 기술 기업이 자리했다. 또 ASML 본사 직원 약 2만3000명 중 40%가 외국인이다. 에인트호번 일대가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요람 ‘실리콘밸리’와 맞먹는 네덜란드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이유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이 돈을 에인트호번 일대의 주택, 교육, 교통, 전력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쓰기로 했다.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이 지역 고속도로, 철도 등을 새로 짓고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에인트호번 공대에도 투자한다. 그간 ASML은 “에인트호번을 ‘기술 허브’로 키우기 위한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실패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법인세 인하, 세금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위한 법안 또한 이미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2018년 정부가 배당세를 강화하자 정유기업 셸, 소비재기업 유니레버 등이 영국 런던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극우 자유당이 제1당에 오르자 재계에서는 반(反)이민 정책이 강화돼 고급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기 힘들고, 외국 기업의 투자 또한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실제 우파 성향이 강화된 의회는 최근 고숙련 이주 노동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는 안을 가결했다. 지난달 현지 기업가 설문에서는 ‘네덜란드를 사업하기에 매력적인 국가로 보지 않는다’는 답이 44%였다. 1년 전 28%보다 16%포인트 늘었다. ‘네덜란드를 떠날 것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13%에서 20%로 증가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이지윤 기자, 동아일보(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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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뒤흔든 반도체 순위, 엔비디아 8위→2위 수직 상승

 

지난해 인텔 1위, 삼성전자 3위로
경계현 “삼성개발 HBM, 시장 이끌것”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이던 삼성전자의 순위가 지난해 3위로 하락했다. 삼성이 3위로 밀려난 것은 2001년 통계 집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기존 8위에서 삼성을 제치고 2위로 급부상했다.

29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443억7400만 달러(약 59조8000억 원)로 전년 대비 33.8% 급감했다. 이 영향으로 업계 매출 순위가 2022년 1위에서 지난해 3위로 밀려났다. 옴디아가 통계를 집계한 2001년 이후 첫 3위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 매출이 511억9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8% 줄었지만, 삼성보다 매출 감소 폭이 작아 1위를 탈환했다.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삼성과 달리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가 주력이라 업황의 영향을 덜 받은 것이다.

AI 구동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엔비디아는 순위가 8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엔비디아 매출은 491억6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3.6% 급등했다. 옴디아는 “반도체 침체에도 불구하고 AI는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는 이 시장에서 명백한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 반도체가 극심한 불황을 겪은 것과 달리 올해는 메모리 재고 과잉이 상당 부분 해소된 데다 AI칩 수요 폭증과 맞물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I 애플리케이션에서 고용량 HBM은 경쟁력이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3E(5세대 HBM) 12단을 고객들이 더 찾는 이유”라며 “HBM 리더십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익 기자, 동아일보(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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