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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또 정전… ‘안정적 에너지’에 인도의 사활이.. 걸려 있다] ....

뚝섬 2024. 4. 19. 05:55

[마루티도 현대차도 정전 또 정전… ‘안정적 에너지’에 인도의 사활이 걸려 있다]

[중국을 대체할 아시아, 그중에서도 ‘뉴7’]

 

 

 

마루티도 현대차도 정전 또 정전… ‘안정적 에너지’에 인도의 사활이 걸려 있다

 

세계 3위 에너지 소비국 인도의 고민

 

최근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나라는 인도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 인도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다 인구 보유 국가, 뛰어난 IT 인재들로 유명한 인도는 최근 해외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인도는 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특히 최근 3년 연속으로 7% 넘는 고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Make in India’ 구호를 통해 제조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인도의 정책은 제조업 강국인 우리로서는 좋은 진출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대차, LG전자 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진출하여 인도 내수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많은 기업이 인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를 방문한 많은 기업인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도로·항만과 같은 인프라 부족이다. 이 가운데 생산과 직접 관련되는 전력이 안정적이고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는 점은 큰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22년, 2023년 여름철 대규모 정전이 잇따르면서 전력을 포함한 충분한 에너지 공급은 인도의 미래 성장에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인도의 에너지 소비는 2000년 이후 두 배로 증가하였으며, 2021년에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에너지 소비국이 되었다. 인도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80%는 화석 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 인도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석탄이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석탄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전체 전력 생산의 70%를 석탄 화력발전소가 담당하고 있다. 인도의 정부 부처 가운데 석탄부(Ministry of Coal)가 있을 정도로 인도에서 석탄은 중요하다. 하지만 204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인도는 2022년과 2023년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경험했는데 이는 제조업 발전에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원유는 전체 수요의 90%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2040년까지 현재의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연가스도 수입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네팔·부탄 등 히말라야 인접국이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하는 전기도 수입하고 있지만 규모는 제한적이다.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도로·항만 등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위한 관련 자원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인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국제 시세에 비해 저렴한 에너지 자원이 발생할 경우 이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2020년 말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호주산 석탄 가격이 급락하자 인도는 재빠르게 평소의 5배 이상 호주산 석탄을 수입하였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전체 수입량의 34%까지 늘렸다. 국제 제재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통해 인도는 약 1810억달러를 절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도의 행태에 대해 EU 등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만약 자신들이 러시아산 원유가 아닌 중동 등에서 원유를 구입하였을 경우 국제 유가는 배럴당 30~40달러가 더 올랐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기들의 결정을 정당화하고 있다. 일면 궤변으로 들리지만 세계 모든 나라가 인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작금의 국제적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 방식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인도는 중장기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인도의 지리적 위치는 에너지 확보에 상당히 불리하다. 서북쪽에 파키스탄이 있어 인도는 이란 및 투르크메니스탄처럼 에너지를 대량 보유한 국가들과 직접적 연결이 물리적으로 곤란하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저렴한 에너지에 대한 인도의 갈망은 적대국인 파키스탄의 협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가스 부국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시작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까지 도달하는 총연장 1814km에 이르는 일명 TAPI 파이프라인이 그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냉전 종식 직후인 1995년 투르크메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양해각서 체결과 미국 자본의 참여로 시작되었다.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 영향력을 제한하려던 미국의 의도가 작용했다. 소련 붕괴 이후에도 러시아의 파이프라인에 의존하던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자원을 독자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9·11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지지부진하던 TAPI 프로젝트는 인도가 2008년 참여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인도로서는 앙숙인 파키스탄을 거치는 위험보다는 에너지 확보와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우선시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 2015년 12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착공한 TAPI는 2018년 2월 탈레반의 안전 보장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사업이 시작되었다. 미군 철수 이후 일시 중단되었던 TAPI는 2023년 들어 공사 재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TAPI와 별도로 이란-파키스탄-인도를 연결하는 IPI 파이프라인도 1999년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2009년 인도가 참여 방침을 철회하면서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인도로서는 30년이라는 기간에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에너지 안보와 중앙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전략을 추진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중국은 이 지역에서 여러 파이프라인 건설을 통해 자국의 수요를 충족함과 동시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자신의 영향권에 끌어들이는데 성공하고 있다.

 

인도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급속히 성장하는 경제를 토대로 모두의 친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직 분명한 전략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과연 모디 총리가 중국의 암묵적 견제를 극복하고 어떻게 안정적 에너지 자원을 확보할 것인지에 따라 지속적 경제성장 여부를 비롯해 인도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조선일보(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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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대체할 아시아, 그중에서도 ‘뉴7’

 

초음파 영상 진단기기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장기간 고금리가 이어진 데다 최근 의대 정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으로 회사 매출이 영 시원치 않다. 사장으로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中 대신 아시아 7개국 주목해야

10년 전이라면 ‘중국’에서 답을 찾으려 했을 것이다. 저렴한 인건비, 거대한 소비시장, 10% 내외의 경제성장률…. 수출을 하든, 현지 공장을 짓든 중국과 연결시키는 게 항상 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10여 년 동안 중국의 평균 노동자 임금은 2배로 올랐다. 2022년 기준 중국의 월 최저임금은 286달러(약 40만 원)로 베트남의 1.7배, 인도네시아의 1.6배다. 중국의 성장률은 5% 내외로 떨어졌다. 거기에 미중 무역갈등이란 큰 변수도 생겼다. 미국이 우방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에 팔기 쉽지 않다. 또 중국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틀면서 자체 기술력을 크게 높였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변했다. 중국 수출 붐에 따른 수혜자가 되기보다 지난 10년간 경쟁이 부각됐다”고 말할 정도다. 기회이긴커녕 위험이 되고 있기에 국내외 기업들은 앞다퉈 중국을 떠나고 있다.

그 기업들이 어디로 향할까. 바로 아시아다. 지난해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알타시아(Altasia)’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대안(Alternative)’과 ‘아시아(Asia)’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로 중국의 대안이 곧 아시아란 의미다. 동아일보는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자원(Natural resources) 부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수출 전진기지(Export hub)인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성장하는 세계 시장(World market)인 태국 필리핀 등 7개 국가를 ‘아시아 뉴(NEW) 7’으로 선정했다.

아시아 뉴7이 한국에 주는 기회는 크다. 중국은 14억 인구지만 아시아 7개국은 20억 인구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대중(對中) 수출액은 8.4% 줄었지만 아시아 뉴7 대상 수출액은 15.6% 증가했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180억4000만 달러 적자를 봤지만 아시아 뉴7과는 423억9000만 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아시아 뉴7이 중국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 뉴7 국가 15개 도시에 근무하는 KOTRA 무역관장 15명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도 진행했다. 14명은 “한류 열풍이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새롭게 사업을 하기에 유리하다. 무역관장들은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기에 유망한 분야로 ‘의료기기’(8명), ‘친환경에너지’(8명) 등을 꼽았고, 수출하기 좋은 산업은 ‘의료기기’(13명), ‘화장품’(12명) 등을 언급했다.

국내 유입되는 투자 유치도 방법

다시 의료기기를 만드는 중소기업 사장으로 돌아와 보자. 아시아 뉴7으로 사업을 확장해 보겠다는 생각이 드는가. 만약 부담스럽다면, 국내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중국을 벗어난 글로벌 자금들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가운데, 그 종착지 중 하나는 한국이다. 지난해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고, 올해도 그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1분기 FDI는 10조 원에 육박하며 1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전년 동기보다 99% 늘었고, 유형별로는 인수합병(M&A) 투자가 115% 증가했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지금이 외국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도와 중국의 에너지 경쟁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의 경쟁은 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네팔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네팔은 6000여 강이 있으며 만년설 덕분에 세계 담수 자원의 2.7%를 보유한 수자원 부국이다. 네팔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총 82GW로 우리나라 전체 발전 용량의 60% 수준에 이른다. 관광산업을 제외하면 특별한 산업이 없는 네팔은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인도, 중국 및 방글라데시에 판매한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 10년간 네팔의 댐 건설 계획 지원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경쟁적으로 투자하였고, 인도는 2014년부터 네팔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입해 왔다. 하지만 2019년 인도는 네팔에 대해 중국의 투자나 참여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중국과 전력망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네팔이 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인도뿐이라는 점을 활용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네팔은 원래 중국 업체에 부여했던 인·허가 및 투자 승인 등을 취소하고 이를 인도 기업에 넘겼다.

 

사실 인도가 1년에 소비하는 전력 규모는 16억GWh임을 감안하면 네팔에서 수입하는 1346GWh라는 전력량은 0.00008%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 하지만 인도가 네팔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향후 네팔의 전력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더불어 전통적으로 자국 영향권에 있던 네팔이 중국으로 기우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형준 산업1부장, 동아일보(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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