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은 줄고 월급은 꽁꽁, 청년 ‘富의 사다리’ 붕괴 막아야]
[경보녀, 재창업, 신중년에게 ‘리스타트’ 기회를]
채용은 줄고 월급은 꽁꽁, 청년 ‘富의 사다리’ 붕괴 막아야
물가 상승을 고려한 50대 근로자 월급이 22년 전에 비해 2.1배가 되는 동안 20대 근로자 월급은 1.5배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세대에 비해 청년 세대의 봉급이 적게 올랐다는 의미다. 젊은 시절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들은 부모 세대처럼 부동산, 금융 자산을 축적하는 일도 훨씬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1년 월평균 126만 원이던 50대 근로자의 월급은 지난해 351만 원으로 2.8배가 됐다. 그간 오른 물가를 반영하면 2.1배다. 이에 비해 22년 전 104만 원이던 20대 근로자 월급은 작년에 230만 원으로 올랐다. 금액만 보면 2.2배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득 상승률은 1.5배다. 이 기간 20대부터 60대까지 상승률 중에서 꼴찌였다. 직장 생활을 먼저 시작해 오래 다닌 선배 세대가 더 많은 과실을 챙겼다는 의미다. 실제로 30년 차 한국 직장인의 연봉은 신입사원의 평균 3배다. ‘노력해도 부모 세대만큼 잘살기 어렵다’는 청년층의 한숨에 근거가 있는 셈이다.
청년과 중장년의 소득 상승률 격차는 청년 시기에 구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의 수와 관련이 깊다. 현재 50대가 한창 취업하던 1990년대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매년 6.2∼10.8%의 고성장을 했다.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대기업 취업도 어렵지 않았다. 잠재성장률이 2%로 떨어진 지금은 기업의 경력자 채용 선호로 삼성전자를 뺀 상위 15개 기업의 신입공채 비율이 51%까지 하락했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못 찾은 청년들이 ‘초단시간 알바’를 전전하면서 평균소득은 더 낮아지고 있다. 취업 탐색 기간은 길어져 대학 졸업부터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11.5개월로 역대 최장이다.
청년층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한국의 취업자 수는 60세 이상이 가장 많고,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줄어드는 ‘역(逆)피라미드’ 형태가 됐다. 이런 기형적 고용구조는 젊은 세대가 ‘부의 사다리’에 오르는 걸 막고, 경제의 활력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풀고, 나이·연차보다 직무·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임금제도를 확대함으로써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고갈되는 걸 막아야 한다.
-동아일보(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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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녀, 재창업, 신중년에게 ‘리스타트’ 기회를
‘경단녀’(경력단절여성)라는 단어가 등장한 건 15년 남짓밖에 안 된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를 늘리겠다며 정부가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촉진법’을 제정하면서다. 이때부터 경단녀는 임신, 출산, 육아 때문에 퇴직해 경제 활동을 중단한 여성을 뜻하는 말로 널리 쓰였다. 20대에는 남성보다 높았던 여성의 고용률이 애 낳고 키우는 30대에 푹 꺼졌다가 40, 50대에 다시 높아지는 ‘M커브’ 역시 경단녀의 상징이 됐다.
▷그런데 요즘 민간 기업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나서서 경단녀를 ‘경보녀’(경력보유여성)로 바꿔 부르고 있다. 경기도를 시작으로 ‘여성 경력단절 예방’ 조례를 ‘여성 경력유지’ 조례로 개정한 지자체가 한둘이 아니다. 여성들을 위축시키는 ‘단절’이라는 부정적 용어 대신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살려 노동시장에 복귀하려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여성 임금근로자는 올 들어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섰다. 60년 전과 비교하면 18배 가까이 급증한 숫자다. 여성 자영업자 비중도 30%를 웃돌며 최고치를 찍었다.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확산되면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줄어든 데다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이커머스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사업 아이템만 좋으면 큰돈 들이지 않고 인생 이모작에 도전할 길이 열렸다. 라이브방송의 ‘패션 셀러’ ‘뷰티 셀러’로 성공한 경보녀들이다.
▷‘인생 다모작’에 나서는 신중년층도 많다. 교육 수준이 높고 건강한 요즘 5060세대는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60대 후반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최근 55%를 웃도는데, 이 연령대에서 일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는 뜻이다. 지게차·굴착기 운전 기능사, 전기 기능사 등 미리 따둔 자격증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그동안 쌓아온 경력으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재취업해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은퇴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성과 여성의 임금 수준과 근로 조건 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비정규직 근로자의 3명 중 2명은 자발적으로 지금의 일자리를 택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은퇴자와 경보녀, 청년 알바족이 몰려 있다.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생계를 위해 불안정한 일자리와 타협한 이들이 적잖다.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혁해 차별 없는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이게 리스타트에 나선 경보녀와 신중년, 청년들을 뒷받침하는 길이다.
-정임수 논설위원, 동아일보(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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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결혼·출산 급증세, 젊은이들 의식 변화? 정부 정책 효과? 코로나 때 못해서? 어쨌든 좋은 소식.
-팔면봉, 조선일보(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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