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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역할 변경, 기정사실로 대비해야] ....

뚝섬 2025. 4. 2. 09:25

[주한 미군 역할 변경, 기정사실로 대비해야]

[트럼프 “김정은과 소통 중, 뭔가 할 것”… 정부 알고 있나]

[‘美 해방의 날’, 예언서로 본 트럼프의 속내] 

 

 

 

주한 미군 역할 변경, 기정사실로 대비해야 

 

중국군 대만 포위 훈련 포스터

 

중국군이 1일 여러 방향에서 대만을 에워싸고 진격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같은 훈련을 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위협 수위를 나날이 높이는 것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 실제 불장난을 벌이면 동북아 상황을 볼 때 그 불똥이 한반도로 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려가 하나 더 늘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 우선 확정한 ‘임시 국가 방위 전략 지침‘에서 미 국방부의 최우선 과제로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꼽았다고 한다. 표현이 과거보다 더 구체화됐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주한·주일 미군도 붙박이로 둘 수 없고, 중국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배치해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금 미국이 하는 생각이라고 분석한다. 미 상원 외교위 회의에 참석한 미국 전문가들은 대만 유사시 주한 미군이 한반도 밖으로 이동 배치되거나, 후방 지원을 하는 문제에 대해 한·미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이 자국군을 원하는 대로 운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세계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할 것이다. 트럼프 아닌 다른 대통령이라도 마찬가지다. 미·중 충돌 같은 중대한 군사적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은 한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체 전략적 필요에 따라 해외 미군을 운용한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할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대만 유사시 주한 미군의 개입을 인정하면, 중국과의 관계에 장애물이 될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유력 대선 후보가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뭔 상관 있나”라고 말할 만큼 정치인들이 국제 정치에 무지한 탓도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0′이 아니다. 중국이 도박을 벌이면 한반도에 제2 전선을 만들어 동북아 미군을 양분시키려 할 것이다. 어떤 경우든 주한 미군 공군 전력은 대만 방면으로 투입될 것이지만, 이를 막으려 중국이 주한 미 공군 기지를 먼저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와 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조선일보(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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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소통 중, 뭔가 할 것”… 정부 알고 있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우리는 소통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어느 시점에 뭔가를 할 것이다. 그는 큰 핵 국가(big nuclear nation)”라고도 했다. 이 발언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가까운 시일 내 연락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통’ 언급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향후 연락할 것이라는 기존 발언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취임 첫날 김 위원장이 자신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고 한 데 이어 대화 뜻을 밝혀 왔지만, 이번엔 김 위원장과 모종의 접촉을 진행 중일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뭔가 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협상 의지를 한층 더 적극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큰 자산이라고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협상 재개는 언제든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러브레터’라 불린 친서를 27통이나 주고받는 동안 대부분 전혀 알려지지 않았듯 이미 우리가 모르는 물밑 소통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종전이 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파병 중단을 조건으로 핵동결 같은 ‘스몰딜’을 시도한다면 한반도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한국으로서는 관세 전쟁에 이어 주한미군 조정 압박까지 예고되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미 핵 직거래가 현실화될 수 있는 위험마저 드리운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 비핵화에 도움 되는 방향이면 환영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냈다. 북-미가 소통하고 있는지, 있다면 어느 수준인지 파악은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에서 제3자 취급 받는 황당한 ‘패싱’이 일어나선 안 될 것이다.

 

-동아일보(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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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방의 날’, 예언서로 본 트럼프의 속내

 

지난주 현대차그룹이 31조 원의 통 큰 투자를 내놓은 날 백악관의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대차를 “훌륭한 기업”이라며 추켜세우며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면’이란 전제가 달렸지만, 뭔가 보너스가 있을 거란 추측이 돌았다. 예외 없다던 상호관세도 일부 면제할 수 있다고 했다. 좋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현대차는 예외 없이 자동차 관세를 맞았고, 상호관세에 대한 태도는 유연에서 엄격으로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이라 칭한 2일이 밝았지만, 관세전쟁의 끝은 어디인지 여전히 불확실하다. ‘신뢰할 만한 위협’ 혹은 ‘미치광이 전략’인지, 아니면 그냥 변덕스러운 광인인지 헷갈린다. 불안한 상대방은 ‘그래도 뭔가 논리와 이유가 있겠지’ 하고 근거를 찾게 된다. 트럼프 경제 정책의 ‘예언서’로 불리는 ‘미런 보고서’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관세-안보-금융의 패키지 공격

 

‘미런 보고서’는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국제 무역체제 재구조화를 위한 사용설명서’라는 41쪽짜리 논문을 말한다. 달러패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재정과 무역의 쌍둥이 적자도 해소해, 기축통화국의 숙명인 ‘트리핀 딜레마’를 해결해 보자는 복안이다. 경제 질서에 대한 미국 내 불만의 뿌리는 달러 고평가다. 적자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려면 달러 약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위안화 등 다른 통화의 가치는 높이고 달러 가치는 낮추는 인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른 나라들이 불리한 조치를 순순히 받아들일 리가 없다. 그래서 먼저 꺼내든 1차 압박 카드가 관세다. 여기에 2차로 안보 위협을 더한다. 미국의 안보 우산의 혜택을 누리려면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통화가치 조정에 얼마나 협조적인지, 대중국 압박에 얼마나 적극적인지에 따라 관세 수준과 안보 비용을 차별화할 수 있다.

협박에 성공해 주요국을 통화조정 테이블에 앉혀도 문제다. 달러 약세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 기축통화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미 국채 매도 압력이 높아져 금리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이에 각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100년 만기 국채나 영구채로 전환하도록 압박한다. 무이자로 초장기 국채를 떠넘기면 이자 부담 없이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 별장 이름을 따 ‘마러라고 합의’를 제안했다. 1985년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플라자 합의’를 염두에 둔 것이다.


광기 또는 계산의 美, 모두 대비해야


미런 위원장의 제안대로라면 한국의 선택은 복잡해진다. 미국의 관세 공격에 대응해 ‘그동안 미국에 많이 투자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앞으로 조선, 방산 등 여러 산업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등의 설득 논리는 무의미해진다. 서둘러 카드를 열기보단 최대한 아껴두는 게 나을 수 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 및 대중 압박 동참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걱정이다. 향후 원화 절상 압력이 올 경우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관세, 안보, 환율 등을 패키지로 보고 종합적인 정책 대응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대담한 구상의 현실성은 불분명하다. 동맹국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 특히 40년 전 일본처럼 중국을 꿇어앉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쩌면 보고서는 즉흥적인 트럼프에게 합리의 외피를 씌워주는 포장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고 따로 실속을 노리는 협상법은 여전히 유용하다. 광기의 트럼프와 철저히 계산적인 트럼프 모두에 대비한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히는, 싸늘한 도박판에 끌려 와 앉아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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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상호 관세 전 ‘日 쌀 관세 700%’ 지적한 백악관. 설명도 못 하고, 맘만 졸이는 韓日의 비슷한 처지.

 

-팔면봉, 조선일보(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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