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隨想錄]

[천국에선 뭘 할까?] [천국과 지옥]

뚝섬 2024. 4. 30. 09:01

[천국에선 뭘 할까?] 

[천국과 지옥] 

 

 

 

천국에선 뭘 할까?

 

[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주고 코딩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멀지 않은 미래에 생성형 AI가 탑재된 로봇들이 호텔, 식당, 공장에서까지 일하기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육체적 노동과 지적 노동, 그리고 예술과 창작까지 모두 기계가 하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초거대 실업률, 사회적 갈등 그리고 폭동과 혁명. 대부분 SF 영화나 소설들은 인공지능 시대를 ‘디스토피아’로 표현한다.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분명히 우리가 상상하고 준비해야 할 시나리오들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미래도 가능하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1931년 “우리 손자 손녀들이 누릴 경제적 가능성”이라는 에세이에서 기계가 대부분 노동을 해줄 2030년에 인간은 주 15시간만 일하면 될 거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여전히 OECD 평균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지만,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분명히 가능한 미래다.

 

기계가 우리가 해야 할 대부분 일을 해주는 미래를 상상해 보자. 일주일에 15시간이 아닌 5시간, 아니 단 한 시간도 일할 필요 없는 그런 세상 말이다. 아침마다 시계 알람 소리에 놀라 일어날 필요도 없고, 지겨운 상관의 얼굴을 볼 필요도 없다. 기계가 내는 세금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그런 천국 같은 유토피아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세상은 천국일까? 일을 통해 얻는 성취감도,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새로운 걸 배워야 할 이유도 없는 세상은 진정한 유토피아일까? 

 

대부분 종교들이 상상하는 ‘천국’에서 인간은 더 이상 고통도 없지만, 해야 할 일도 없다. 덕분에 신과 영원히 합창을 하거나 신이 만든 아름다운 우주를 감탄하며 살게 된다. 인공지능 덕분에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 유토피아가 더 이상 막연한 꿈이 아닌 시대에 살게 될 우리는 이제 질문해야 한다. 인간이 일에서 해방된 세상은 정말 천국일까? 천국은 과연 유토피아일까?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조선일보(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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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

 

어떤 여행자에게 천국과 지옥을 구경할 기회가 주어졌다.

먼저 마귀의 인도로 지옥을 구경하게 되었다.
그가 도착했을 때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때마침 식사 시간이라 모두 식탁에 모여 있었다.
식탁에는 온갖 진수성찬이 놓여 있었다.
그런데 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모두 창백했고 몸은 뼈만 남아 있었다.
그들의 왼손에는 포크가, 오른손에는 나이프가
쥐어져 있었으나 그 길이가 120센티미터나 되었다.
그들은 그 긴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음식을
자신들의 입에 넣으려고 헛손질만 하고 있었다.

 

그다음에 여행자는 천사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천국으로 구경을 갔다.
천국도 마침 식사 시간이어서 식탁에 모두가 둘러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들 얼굴에는 기름기가 가득했고, 몸에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있었다.
그들도 지옥과 마찬가지로 긴 나이프와 포크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음식을 먹여주면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지옥의 사람들은 자기 배만 채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천국의 사람들은 이웃의 배를 채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김주영 <생각이 바뀌는 1분 특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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