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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분쟁 끝나니 '물 전쟁'.. 중국·인도 세계 최대 수력댐 건설 격돌]

뚝섬 2025. 1. 12. 07:13

 

[국경분쟁 끝나니 '물 전쟁'...중국·인도 세계 최대 수력댐 건설 놓고 격돌 조짐]

[중국이 실효 지배중인 둥랑 지역서… 中·인도 두달째 군사 대치]

[중국-인도 국경 분쟁]

 

 

 

국경분쟁 끝나니 '물 전쟁'...중국·인도 세계 최대 수력댐 건설 놓고 격돌 조짐 


中, 연말 얄룽창포강 수력댐 건설 발표
강 하류 위치한 인도, 안보 문제로 인식
中 위협에 대응 위해 12개 댐 건설 준비

1월8일 중국이 티베트 얄룽창포강에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을 건설한다는 소식을 전한 인도 인디아TV의 화면. /인디아TV 캡처

 

중국이 작년 말 티베트 남부를 가로질러 인도로 유입되는 얄룽창포강 하류에 싼샤댐의 3배가 넘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중국과 인도 사이에 긴장감이 감돕니다. 작년 10월 시진핑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5년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국경 분쟁을 봉합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물 전쟁이 불붙을 조짐이에요.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얄룽창포강 하류 댐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강 하류에 있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은 줄곧 반대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댐 건설로 수량이 줄면 하류 지역 생태 환경이 악화하고, 홍수 등 재해가 빈발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죠. 무엇보다 중국이 댐 방류량 조절을 무기로 인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는 이 사안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보는 분위기입니다.

 

인도 국방부 장관과 외교부 대변인은 연초부터 잇달아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냈어요. 1월5일 재임 중 마지막으로 인도를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인도 측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인도 측에 힘을 보탠 거죠.

 

◇싼샤댐 3배 크기 슈퍼 댐

 

티베트 서부 앙시 빙하에서 발원한 얄룽창포강은 길이 3000km를 넘는 강입니다. 티베트 남부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횡단했다가 남쪽으로 방향을 틀고서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방글라데시를 거쳐 벵골만으로 흘러가요. 인도에서는 브라마푸트라강, 방글라데시에서는 자무나강으로 부릅니다.

 

이 강은 가장 높은 곳이 해발 520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을 흐르는 강이라고 해요. 티베트 동남부 얄룽창포대협곡을 지나는 구간의 50km가량은 강의 고도가 2000m나 급격히 떨어지는데, 중국은 여기에 댐을 건설한다고 합니다. 낙차가 커서 수력발전의 적지라는 거죠. 관영 신화통신은 작년 12월25일 “얄룽창포강 하류 수력발전 댐은 이곳의 풍부한 수자원과 주변의 태양광, 풍력 발전 자원이 서로 보완하는 청정에너지 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저탄소 전략과 기후 변화 대응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이곳에 세계 최대인 싼샤댐의 3배가 넘는 슈퍼 댐을 짓는다고 해요. 싼샤댐의 발전 용량이 2만2500 메가와트(MW)인데, 얄룽창포댐의 발전 용량은 6만~7만 메가와트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댐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은 1370억 달러(약 200조원)으로 싼샤댐의 4배나 돼요. 

 

티베트 얄룽창포강 일대

 

◇인도·방글라데시 “하류 피해 우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슈퍼 댐이 건설돼 수량의 변동성이 커지면 강의 흐름이 바뀌고 지역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중국 윈난성을 거쳐 동남아로 흘러가는 메콩강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죠.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대형 댐을 대거 건설하면서 태국과 베트남, 라오스 등 하류의 국가들이 2010년대 여러 차례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이 댐이 돌이킬 수 없는 지질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와요. 유명 지질학자인 판샤오 쓰촨성 지질광물국 수석엔지니어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이곳은 지진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라면서 “대규모 댐과 저수지, 터널 수로 등을 건설한다면 산사태의 위험을 높이고 감당할 수 없는 지질학적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일대에서는 1950년 지진 규모 8.6의 아삼·티베트 대지진이 발생했어요.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1월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상류 지역의 활동으로 하류 지역 국가들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도 1월7일 “인도 정부는 댐 건설 프로젝트를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면서 “하류 지역에 대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했어요.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얄룽창포 하류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엄정한 과학적 논증을 거쳐 건설하는 것으로 하류 국가의 생태 환경과 지질, 수자원 권익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하류 지역 재해 방지와 기후 변화 대응에 일정 정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도 인디아TV는 1월8일 중국이 티베트 얄룽창포강에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을 건설하려는 계획과 관련해 라즈나스 싱 국방장관(왼쪽)이 "고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인디아TV 캡처

 

◇인도 위협하는 ‘물 폭탄’ 되나

 

중국 국내외에서는 이 문제가 수자원 안보를 둘러싼 두 대국 간 갈등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요. 단순한 댐이 아니라 유사시 인도를 위협할 물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니러슝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중국이 얄룽창포강의 유량을 인도에 대한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점을 두고 두 나라 간 한바탕 설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어요.

 

인도도 중국의 댐 건설에 대비해 하류 지역에 댐을 대거 건설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1980년대 북한 금강산댐의 수공 가능성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에요. 로이터는 작년 6월 인도가 중국의 댐 건설에 대응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들여 아루나찰프라데시주에 12개의 수력발전 댐을 건설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카이왈야 트리비크람 파르나익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수석장관은 “중국 댐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수력발전공사가 제안한 다수의 다목적댐 건설 방안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작년 12월25일 정부가 얄룽창포강 하류 수력발전댐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 캡처

 

-최유식 기자, 조선닷컴(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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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실효 지배중인 둥랑 지역서… 中·인도 두달째 군사 대치

 

인도가 중국·부탄 국경에 군대 보냈는데도… 속만 끓이는 중국 

인도 "우리 전략 요충지 가까워" 주민까지 철수시킨 뒤 전쟁 태세
中 "불장난 말라"경고는 했지만 인도 경제·주변국 시선 의식 무력 대응도, 타협도 못하고 끙끙

 

 중국·인도·부탄 3국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고원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에서 중국군의 도로 공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중국군과 인도군의 대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군사적 긴장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인도군을 쓸어버리겠다고 호언하고 있고, 인도도 증원군을 파견하고 민간인 소개에 나섰다

일본 교도통신과 홍콩 동망(東網)은 11일 인도 현지 TV 방송을 인용해 "중국과 부탄 국경에서 긴장 격화와 전투 발발 등에 대비해 인도군이 인근 주민 수백명에게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개령이 내려진 마을은 인도 동부 시킴주 나탕으로 중국과 인도가 대치하고 있는 곳에서 약 35km 떨어져 있다.

 

중국과 인도는 최근 히말라야 고원의 접경(接境)지대에서 두 달 가까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며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7월 인도 북동부 시킴주(州) 국경지대에서 근무 중인 중국 군인(왼쪽)과 인도 군인의 모습. /AFP 연합뉴스

 

주민들이 떠난 뒤 마을에는 1000명이 넘는 인도 증원군이 도착했다. 인도 언론들은 "언제라도 개전(開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군에 10일 정도 기간의 단기전을 치르기 위한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명령한 상태이다.

둥랑의 군사 대치는 지난 6월 중순 시작됐다. 6월 16일 중국군이 인도 국경 방향으로 도로를 내는 공사를 시작하자 이틀 뒤 무장한 인도군 270여명이 불도저 2대를 끌고 국경을 넘어 공사 진행을 막았다. 중국 정부는 이를 영토 침입 행위로 간주하고 "인도군이 철수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연일 경고하고 있다. 중국군은 이곳에서 가까운 티베트에서 신형 전차와 다연장 로켓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며 무력시위도 벌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인도가 불장난하다 스스로 타죽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도는 병력을 50명으로 줄이고 불도저 2대 중 1대를 철수시켰지만 여전히 물러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인도가 이처럼 강하게 나오는 것은 중국군의 도로공사가 인도에 심각한 전략적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군이 도로를 남쪽으로 연장하려는 둥랑은 '닭의 목'이라고 불리는 인도의 전략 요충지 실리구리 회랑(Siliguri Corridor)을 지척에 둔 곳이다. 실리구리 회랑은 인도 본토와 북동부 영토를 잇는 지역으로 가장 좁은 곳은 폭이 17㎞에 불과하다. 유사시 중국군이 실리구리 회랑을 점령하면 인도 영토는 동서로 두 토막이 나게 된다.

 

둥랑은 중국과 부탄이 영토 분쟁을 벌이는 곳으로 인도와 직접 관계는 없다. 지금은 중국군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인도는 병력 투입의 근거로 부탄과 맺은 안보 동맹을 들고 있다. 부탄은 인도와 위기 시 도움을 받는 안보 동맹을 맺고 인도군의 영구 주둔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과는 외교 관계가 없다. 부탄 외교부는 "부탄과 중국은 국경 문제가 타결될 때까지 국경 지역의 현 상태를 바꾸는 일방적인 조치를 하지 않기로 협약을 맺었는데, 중국이 이를 위반했다"고 반발했다.

중국은 인도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쏟아내면서도 정작 인도군의 '침입'을 두 달째 지켜볼 뿐 무력 사용은 주저하고 있다. 한반도와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보유국인 인도와 전쟁까지 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의 밀접한 경제 관계도 중국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쟁 포화 상태에 내몰린 중국 기업들이 거대한 인도 시장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이 나면 양국 경제 관계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이번 대치 사태로 반중(反中) 감정이 고조되면서 중국산 제품과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의 중국은 1962년 중·인 전쟁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도와 경제적으로 얽혀 있어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고 했다. 네팔 등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이나 중국과 지척인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들이 중국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곳을 침입해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인도와 타협을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대내외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과시하려는 중국 지도부는 인도와 타협하는 것을 체면을 구기는 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중국으로선 싸울 수도 그렇다고 타협할 수도 없는 불전불화(不戰不和)의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조선일보(1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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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국경 분쟁

 

13억 vs 13억... 두 大國의 55년 묵은 갈등

과거 큰 충돌 없었던 중국과 인도
中이 무력으로 티베트 점령하고 인도, 달라이라마 받아주며 대립
1962년 결국 중-인 전쟁 발발… 중국 얕잡아봤던 인도군 크게 패해
최근 국경에서 또 긴장감 높아져
 

 

인구가 각각 13억7000만명, 13억3000만명에 달하는 중국과 인도가 국경 분쟁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입니다. 두 대국(大國)의 규모에 비하면 너무나 조그마한 땅 때문인데요. 중국·인도·부탄 등 세 나라가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 지역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도로를 부설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어요. 인도와 부탄은 중국이 도로를 부설하고 있는 이 지역이 부탄 영토라며 중국에 공사 중단을 요구했어요. 반면 중국은 자국 영토에 정당하게 도로를 놓았을 뿐이라며 오히려 인도군이 중국 영토를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했죠. 양국은 국경 문제로 55년 전 이미 한 번 중-인 전쟁을 벌인 적이 있어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두 나라는 왜 서로 으르렁대는 것일까요?

국경 분쟁의 씨앗을 뿌린 영국

역사적으로 중국과 인도는 충돌했던 적이 거의 없었어요. 두 나라 사이 티베트가 있어서 양국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았던 덕분이죠. 그런데 2차 세계대전 종료 후 중국 공산당이 중국 대륙을 장악하고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하면서 중국과 인도가 직접 서로를 마주하게 됐어요. 이후 두 나라의 관계는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했죠. 과거 제국주의 열강이 제멋대로 그려놓은 국경이 혼란을 초래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두 나라 사이 국경 문제는 제국주의 시절 영국에 의해 씨가 뿌려졌습니다. 인도를 지배했던 영국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자기들 멋대로 중국의 변경을 점령했었어요. 그 영토가 그대로 인도령으로 남아 1950년대까지 중국과 인도는 국경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었죠. 냉전 초기엔 인도가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비동맹'이라는 중립 노선을 택하고, 중국 역시 소련과 갈등이 발생하면서 비동맹 노선에 발을 걸치면서 양국은 겉보기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어요.
 

 

인도와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인도 시킴주(州)의 ‘나투 라’ 국경 검문소에서 양국 군인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해발 4500m의 고산에 있는 나투 라 고개는 과거에도 인도와 중국을 잇는 주요 통로였으나 1962년 중-인 전쟁 이후 국경이 폐쇄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다닐 수 없었죠. 양국은 2006년 관계 개선의 제스처로 나투 라 검문소를 열고 통행을 재개한 바 있는데, 최근 또 국경 문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어요. /AFP 

 

그나마 유지되던 우호 관계가 틀어진 것은 1950년대 말이었어요. 티베트를 점령한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티베트로 이어지는 도로 '신장공로'를 놓았어요. 이 도로는 중국과 인도 양쪽이 모두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이란 지역을 지나갔어요. 중국이 인도와 상의도 없이 도로를 부설하자 인도인들은 분노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의 티베트 탄압이 극에 달한 1959년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티베트를 탈출해 인도로 망명했어요. 그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임시정부를 선포했죠. 인도의 네루 총리가 달라이라마의 인도 망명을 받아들이자 이번엔 중국인들이 격분했어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소규모 충돌이 잦아진 건 이때부터예요.

중국에 완패한 인도
  

 

당시 인도에선 현실적으로 인도가 중국에 무력으로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러나 네루 총리는 인도가 중국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죠.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마오쩌둥 주석의 권력이 약화했고, 소련과의 갈등으로 인해 인도 국경 분쟁에까지 신경 쓸 틈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이에 네루는 대중국 강경책을 이어나갔어요.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었어요. 1962년 10월 마오쩌둥은 공산당 지도부를 소집해 인도와의 전쟁을 결정했어요. 1930년대의 중일전쟁과 40년대의 국공내전, 50년대의 6·25전쟁을 거치며 실전을 경험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힘에 자신이 있었던 거죠.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해방되긴 했지만 여전히 봉건적 잔재가 남아 있었고 무기도 중국에 비해 열악했어요. 인도군은 개전 초부터 중국군에 밀려 추풍낙엽처럼 쓰러졌어요. 인도 북부는 줄줄이 중국군에 의해 점령됐죠. 혼비백산한 네루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고, 미국과 영국이 무기와 병력을 공급했어요. 당시 지구 반대편에서는 쿠바 미사일 사태로 미국과 소련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던지라 자칫하다가는 제3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세계를 뒤덮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중국이 모든 전투를 중지하고 점령한 영토와 노획한 무기, 포로들을 조건 없이 돌려주겠다고 선포하고는 후퇴하기 시작했어요. 애초에 중국의 목적은 티베트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인도에 경고하는 것이었고, 중국 정부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인도군의 사상자는 1만여 명에 달한 반면 중국군은 2300명에 불과했다고 해요. 인도로서는 치욕스러운 결과였죠. 악사이친 지방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군에게 물러나라고 큰소리만 쳤을 뿐 현실적으로 중국군을 물러나게 할 힘이 없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준 꼴이 됐죠. 티베트 문제에도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도 크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침략자라는 비난을 듣게 됐어요. 악사이친 지방을 실질적으로 점유하게 됐다고는 하지만 그 이외의 국경 문제는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남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두 나라가 오랜 기간 다져왔던 우호 관계가 깨지고 서로를 향한 증오가 커졌어요. 최근 발생한 국경 분쟁도 바로 해묵은 양국 간의 갈등 때문인 셈이에요. 아무쪼록 이번에는 큰 충돌 없이 두 나라가 현명하게 문제를 매듭짓기 바라봅니다.
 

 

-윤형덕 공주 한일고 교사/기획·구성=박승혁 기자, 조선일보(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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