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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건보 무임승차론 키운 엉터리 통계] [은퇴자 화병 납니다]

뚝섬 2025. 3. 3. 08:24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론 키운 엉터리 통계] 

[은퇴자 화병 납니다]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론 키운 엉터리 통계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내고 혜택은 많이 받는 줄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은 매년 보험료로 낸 돈보다 보험 혜택을 적게 받는다. 2023년 외국인 건보 재정은 7400억 원 흑자였다.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는 외국인 건보 가입자(146만 명)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적자 폭이 커서 생긴 오해인데 이마저도 통계 오류로 일부 과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건보 무임승차론이 반중 정서를 키워 온 점을 감안하면 유감스러운 오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외국인 가입자 건보 재정 수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인 건보 재정은 239억 원 적자로 공표해왔으나 사실은 365억 원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640억 원 적자를 봤다고 했는데 다시 계산해보니 27억 원으로 적자 폭이 줄었다. 2년간 1200억 원의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공단은 2020년의 경우 통계 산출을 수작업으로 하다가, 2023년엔 국가 코드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으며, 전체 재정 수지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외국인 가입자 수 상위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거의 매년 적자가 나는 나라다. 하지만 무임승차 방지를 위해 2019년 국내 6개월 이상 거주 외국인은 직장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니면 지역가입자로 건보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도록 규정을 강화한 후로 적자 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2017년엔 1108억 원 적자였으나 2019년엔 세 자릿수로 줄었고, 코로나로 외국인 입국이 줄었던 2020년엔 흑자를 냈다가 2023년엔 27억 원 적자로 두 자릿수가 됐다.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의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국내 거주 기간이 6개월 이상 지나야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는 요건이 추가됐다. 외국인들이 입국하자마자 이곳에서 일하는 아들 딸 사위 며느리의 피부양자로 건보에 가입한 후 많게는 수천만 원어치의 치료를 공짜로 받고 돌아가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올 1월에는 한국인에게 건보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나라의 국민은 한국의 건보 가입을 금지하는 ‘상호주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건보 재정은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고갈 속도가 빨라져 당장 올해부터 적자로 전환돼 2028년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 재정 누수 방지가 급선무지만 3500만 국내 가입자들의 의료 쇼핑, 과잉 진료부터 막을 일이다. 전체 가입자의 4%밖에 안 되는 외국인 무임 승차만, 그것도 잘못된 통계에 근거해 문제 삼다간 외국인 혐오 정서만 부추길 수 있다. 건보공단은 행정안전부의 ‘데이터 기반 행정 실태 점검’에서 3년 연속 최고 등급인 우수 기관에 선정됐다고 하니 이번 통계 오류 소동이 더욱 기막히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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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 화병 납니다

 

연금 100만원 받는데, 집·車 있다고 건보료 18만원... 

월급쟁이가 '봉'이라지만 은퇴·실직자에 더 가혹한 건강보험료 들여다보니…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게 있다면 대출금 빼고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2022년 7월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은퇴자와 자영업자 등 지역 가입자들은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기초연금 대상을 선정할 때도 빚은 빼고 집값을 계산하는데, 건강보험만 '빚도 재산'이라고 건보료를 물려 왔다"며 빨리 법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22년에는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건보 재정이 나빠질 텐데 무슨 돈으로 건보료를 인하시키겠느냐"며 "20조원의 건보 재정 흑자가 있는 지금부터 시행 시기를 앞당겨야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은퇴·실직자들의 건보료 제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장 다닐 때는 월급에만 건보료를 물리는데, 퇴직하면 소득은 물론 재산·자동차까지 건보료를 매겨 건보료가 껑충 뛰기 때문이다. 재산 건보료는 1989년 소득 파악이 어렵던 시절에 만든 '30년 전 잣대'다. 지역 가입자의 소득 파악률도 높아졌는데 여전히 재산 건보료를 고수하고 있다. 재산에 건보료를 매기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일본은 재산세에 따라 보험료를 매기는 제도를 폐지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집값이 비싼 도쿄는 과중한 건보료 부담 때문에 폐지한 지 오래다. 재산 건보료를 물리는 지자체도 건보료 중 재산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로 낮다. 한국은 46.7%나 돼 재산에서 보험료를 그만큼 많이 거두는 셈이다.

◇연금 소득자, "소득의 18%가 건보료" 하소연

은퇴자들은 퇴직 후 가장 두려운 것이 '건보료 고지서'라고 입을 모은다. 이모(65)씨는 국민연금(월 100만원)에 집 한 채(3억원), 자동차 한 대가 있는데, 건보료가 18만원이나 된다며 하소연한다. 100만원 소득에 건보료가 18%나 되니 불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3억원(시가 6억원) 집 한 채에 붙는 건보료가 13만원가량 된다. 직장인으로 따지면 200만원 월급쟁이 건보료(회사 부담금과 본인 부담금 합계)와 비슷하다. 이모씨는 "집은 실제 팔지도 않을 주거용인데 그걸 월 200만원 버는 걸로 계산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작년 7월 건보료 제도를 개선하면서 재산 공제제도를 도입, 재산 건보료를 낮추었다고 발표했다. 재산이 5000만원 이하인 사람들에게 500만~1200만원 빼주고 계산해 저소득층은 건보료 인하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중산층들엔 아무런 혜택도 없었다. 그나마 이 덕분에 2017년 건보료 중 재산 비중이 56.6%로 소득 비중(43.4%)보다 높았던 것이 작년에 처음으로 소득 비중(53.3%)이 재산(46.7%)을 앞질렀다.

정부는 2022년부터는 재산에서 5000만원을 공제하면 재산 비중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중산층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전망이다.

 

 

서울 동작구의 20평 아파트에 사는 이씨는 재산 과표가 인상되면서 건보료가 14만3600원으로 작년보다 15% 올랐다. 이씨의 경우 3년 뒤 정부 방침대로 5000만원 공제 혜택을 줘도 건보료가 낮아지기는커녕 오히려 1만여원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매년 건보료율을 3.49%씩 올리기로 해 예상 건보료가 지금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2억원짜리 집 소유자라면 3년 뒤에 건보료(1만8000여원)가 인하되지만, 그보다 재산이 많은 대다수 사람은 건보료가 오르게 된다.

퇴직 후 살던 집을 월세 놓고 작은 평수 집으로 옮겨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62)씨는 임대소득에 불만이 크다. "집값에 건보료를 물리고, 그 집에서 발생하는 임대소득에도 건보료를 내라는 것은 이중 부과 아니냐"고 했다.

연금 생활자들은 집·자동차에 건보료를 붙이면서 같은 액수의 수입이 있는 직장인보다 건보료가 훨씬 많아지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국가가 은퇴자들을 위해 보험료 상한선을 두거나 소득 일부 공제 혹은 연금액 절반만 인정 등 혜택을 주는 것과 달리 우리는 은퇴자들이 돈이 많다고 더 걷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직자는 건보료 경감해 주어야

실직자들에게 건강보험료는 공포의 대상이다. 소득이 끊겼는데 재산에 붙는 보험료가 과중해 직장 때보다 건보료가 2~3배 뛰기도 한다. 작년에 재취업했다가 5개월 만에 재차 퇴직한 박모(55)씨는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았다. 당장 소득이 끊겼는데 건보료가 18만원이 나왔다. 정부는 이 같은 실직자들을 위해 최대 3년간 예전 직장에서 내던 건보료(회사 부담금 제외)를 낼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1년 이상 직장에 다닌 경우에만 해당돼 박씨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재취업했다가 만족하지 못해 오래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1년 근무 조건을 내세운 것은 실직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은 비자발적인 실직자들에게는 퇴직 전 직장에서 내던 건보료의 30%만 내도록 한다. 독일은 실업수당을 주는 기관에서 건보료를 아예 대납해준다.

◇건보료 무서워 위장 취업 판쳐

과중한 건보료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위장 취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의 김모(65)씨는 월 30만원에 달하는 건보료 부담을 견디다 못해 부동산 업체에 직원으로 등록했다. 150만원짜리 월급쟁이로 이름을 올리면서 건보료가 9만6900원으로 줄었다. 그는 "1년간만 직장 건보에 가입하면 그 뒤 3년간은 직장 건보료로 계속 낼 수 있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 자녀인 최모(63)씨는 아예 건강보험은 포기하고 보훈병원만 이용하고 있다. 국가유공자 가족은 보훈 관련법에 따라 건강보험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최씨는 "소득이 끊긴 상태에서 매년 오르는 보험료가 너무 버거웠다"고 한숨지었다. 최병호 서울시립대 대학원장은 "은퇴자들에게 재산에 물리는 건보료가 너무 지나쳐 위장 취업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건강보험료가 공정하지 않으면 건보료 인상 때마다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郡 지역, 건보료 22% 감면… 저소득 노인 가정은 최대 30% 깎아줘]

 

퇴직 전 1년 이상 근무했다면 '임의계속 가입제도' 신청
3년간은 내던 만큼만 낼 수 있어

 

건보료가 월 30만원 넘게 나와 부담이 컸던 부산의 박모(63)씨는 최근 기장군에 있는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다. 군 지역에 살게 되면 건보료를 22% 깎아주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강원 춘천에 사는 최모(61)씨도 부모님이 물려주신 논밭이 있는 서면으로 이사했다. 읍·면 지역(건보료 22% 경감)에 살면서 농사 짓는 농어민(건보료 28% 경감)이면 건강보험료를 절반으로 깎아주기 때문이다.

퇴직하거나 실직자들은 이처럼 건보공단의 건보료 깎아주는 제도를 이용하면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우선 직장인 자녀가 있으면 피부양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피부양자가 되면 합법적으로 건보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근로·사업 소득 등 모든 소득이 연간 3400만원 이하이거나 재산 과표가 5억4000만원 이하, 재산 과표가 5억4000만원 초과~9억원 이하여도 연간 소득이 1000만원 이하면 피부양자로 인정된다. 그게 안 되면 '임의계속 가입제도'를 신청하면 좋다. 직장 다닐 때 내던 건보료(본인부담금)로 3년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직장 다닐 때 내던 건보료(본인부담금)와 지역가입자가 된 뒤의 건보료를 견줘 지역가입자 건보료가 많을 경우에 택한다. 다만 조건이 1년 이상 직장에서 근무한 경우로 제한된다.

소득이 적은 70세 이상 노인 가정에게는 건보료를 30% 깎아주는 제도도 있다. 부부 가구인 경우에 배우자 중 한 명만 70세 넘어도 해당된다. 국민연금 등 연간 소득이 360만원(월 30만원) 이하이고, 재산(부동산 등) 과표가 1억3500만원(시가 2억원 상당) 이하면 가능하다. 농촌에 살면 추가로 22%가 더 경감되지만 최대 절반까지만 인정된다.

65세 이상 노인이 있는 가구도 소득·재산에 따라 10~30% 깎아준다. 연간 소득이 360만원을 넘지 않는 게 필수이고, 재산 과표가 6000만원 이하는 30%, 6000만원 초과~9000만원 이하는 20%, 9000만 초과 ~1억3500만원 이하는 10% 경감해준다. 55~64세 여성 혼자만 사는 세대(아들·딸들이 기혼자인 경우도 포함)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10~30% 깎아준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조선일보(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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