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다 붉으락푸르락] [등산인의 급과 단] 등산하다 붉으락푸르락 2024년 북한산 단풍. 주말 아침에 서울 구파발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버스가 도착하자 우르르 등산객들이 몰렸다. 만차(滿車)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자정 무렵 막차에 몸을 욱여넣듯 끈질기게 올라탔다. 출입문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북한산 가는 버스가 구파발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다. 보다 못 한 중년 여자가 말했다. “다음 차 타유. 산에는 좀 늦게 가도 되잖어.” 그래도 출입문은 닫히질 않았다. 분투하다 포기한 중년 남자가 바깥에서 ‘푸시 맨’처럼 기운을 쓰자 비로소 닫혔다. 그 중년 여자가 다시 중얼거렸다. “나야 기도하러 절에 가지만 등산은 그게 아니잖여. 뭐가 그리 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