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처럼 투명하지만 밀도는 빡빡하다, 맑은 돼지국밥 서울 강동구 ‘온고식당’의 돼지곰탕.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여자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 손을 하나씩 붙잡고 있었다. 이 가족은 멈칫하는 기색 없이 곧바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이 막 시작됐다. 길어진 날 덕분에 아직 주변은 어둡지 않았다. 부모의 퇴근길에 만났을까? 아니면 오늘은 외식을 하고 싶은 기분이었을까? 식당은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그곳은 ‘온고식당’이었다. 가게 앞에 붙은 작은 메뉴판에는 ‘돼지곰탕’ ‘돼지불고기’ 같은 흔한 이름이 보였다. 빌라, 연립주택, 회사 건물이 비슷한 키로 들어찬 강동구청 근처 이면도로였다. 적당히 도시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 틈 사이로 이자카야, 분식집, 중국집이 적당한 간격을 ..